[쇼핑 新인류 보고서]"요즘 남자는 달라요"…30대男, 새 소비주체로

입력 2013-02-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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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화장품 시장 한해 1조 육박…모바일쇼핑 구매 절반이상 남성

30대 후반 직장인 김성민씨는 지난 주말 백화점에 들렀다. 평소 외모에 관심이 많은 김씨는 탈모에 효과적이라는 L샴푸 매장을 찾아 두피 테스트를 받았다. 직원의 설명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는 샴푸를 골랐다. 150㎖에 3만4000원으로 샴푸치고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탈모 관리에 이정도 쯤은 투자해도 좋다는 생각에 구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인터넷 쇼핑을 통해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해야겠다고 다짐했다.

30대 남성들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개발의 주역이었던 5060세대와 정치적 암흑기를 겪었던 386세대가 소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절약을 미덕으로 삼았던 것에 비해 경제적 안정과 함께 정치·사회적 안정기를 겪은 30대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소비생활을 향유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해외여행을 경험한 세대로서 X세대라 불리며 학창시절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린 첫 세대인 것이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문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대한민국 30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보고서를 통해 요즘 30대는 즐겁게 소비할 줄 아는 세대라고 강조한다. 이전 세대는 저축을 최고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30대의 경우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 음식, 문화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를 즐기며 대형마트, 슈퍼마켓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지적한다.

남성들의 쇼핑 욕구 증가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쇼핑,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직접 매장에 가야하는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스마트폰 활용 모바일 쇼핑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4%가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으며 이중 남성이 51.9%를 차지해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여성에 비해 쇼핑시간이 부족하고 긴 쇼핑 시간을 부담스러워하는 남성에게 장소제약 없이 짧은 시간에 쇼핑을 마칠 수 있는 모바일쇼핑이 더 크게 어필한 것”이라며 “일과 중 점심시간이나 퇴근 시 이동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상품검색을 한다는 비중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게 나왔다는 점도 이와 관련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1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그루밍·헤어·패션·헬스 등 5개 세션으로 나눠 남성 전용 뷰티 강좌 ‘엑스티엠 맨즈콜렉션 미니클래스’를 진행했다. 명동에 새롭게 오픈한 올리브영 플래그십스토어 내 엑스티엠 맨즈콜렉션 존은 남성들을 위한 뷰티·헤어케어·액세서리 소품 등으로 구성됐다.

변화는 패션과 화장품 분야에서 뚜렷이 찾아볼 수 있다. 그루밍족(grooming,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라 불릴 만큼 스타일링에 관심을 가지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외모도 하나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남성 뷰티업계는 그야말로 활황을 맞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이다. 남성 화장품 시장은 연 1조원에 육박하며 매년 평균 15~2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휘포맨, 아이오페 맨 등 유수의 국내 화장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해외유명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아시아 진출의 테스트마켓 역할을 할 정도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2 옴므, 랩 시리즈, 비오템 옴므 등 글로벌 남성 브랜드들이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도 한국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패션에서도 남성들의 시야는 넓어졌다. 아내가 골라주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연구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 이런 변화는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홈쇼핑에서도 남성소비가 급증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CJ오쇼핑의 경우 남성 패션 매출이 3년만에 72% 증가했다. 황재웅 CJ오쇼핑 트랜드패션MD는 “TV홈쇼핑은 주위 시선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상태에서 합리적인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남성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아웃도어와 캠핑시장도 30대 남성소비와 맞닿아 있다. 가족단위의 야외활동과 캠핑 열풍은 30대 가정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이는 30대 남성이 여가를 즐기는 데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와도 부합한다.

문화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복고바람의 주체는 30대 남성이다. 그들은 밤사(밤과 음악사이)에서 90년대 유행가에 흥겨워하며 영화 ‘건축학개론’이 가져다 주는 추억에 열광한다. 또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 저변에 깔린 정서도 현재와 같이 경쟁의 피곤함에 시달리지 않았던 그들의 90년대 학창시절의 감성이다. 이들은 자기계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여성의 영역이라 여겼던 문화센터에서 힐링강좌, 문화강좌에도 적극 참여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문화센터에서 퇴근 후 요리강좌를 찾는 남성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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