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상경영]보험사, 저금리 공포에 수익 악화 시름 깊어… 살길 찾아 ‘발동동’

입력 2012-11-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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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 악화로 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1년 사이 1%포인트 이상 떨어진데다 돈을 굴릴 마땅한 운용처도 없어 보험사들은 대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급기야 생·손보업계 삼성생명과 삼생화재는 자체 경영진단을 통해 해법찾기가 한창이다.

◇ 저금리에 자산운용 수익률 급락 = 한국은행이 올 들어 두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해 11월 기준금리는 2.75%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자산운용 이익률이 4%대로 하락하는 등 자산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 15개 손보사의 평균 자산운용 이익률은 4.43% 수준이다. 생보사 이익률 역시 4%대로 추락했다.

AIA와 라이나, BNP파리바 등 24개 생보사 가운데 7 곳의 이익률은 4%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5%를 상회했던 자산운용 이익률이 올 들어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4% 중반까지 떨어졌다”며“내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자산운용 이익률은 3% 후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영업 이익률은 이미 3%에 들어선지 오래다. 생보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월 말 4.88%에서 올해 6월 말 3.82%까지 떨어졌다. 1년 새 무려 1%포인트 남짓 하락한 셈이다. 손보사의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3.60%에서 3.12%로 하락했다. 저금리 여파로 운용이익률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 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3%대에 진입하면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보험사들은 이미 공시이율을 0.1~0.2% 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현재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4% 중반대다.

보험업계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일본처럼 도산하는 보험사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단기채 보다 금리가 높은 장기채 투자를 늘리고 있다.

3년 만기, 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2.8%, 2.9% 수준인데 비해 10년 만기 이상 국고채 수익률은 3%대를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수익률이 높다.

◇ 보험사 포트폴리오 새판짜기 고심 = 저금리 기조에서 보험사들은 금리변동형 상품이 금리고정형(확정형)상품보다 비중이 높을 수록 유리하다. 기준금리에 연동돼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좀 더 낮출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리고정형 상품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생보사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50~60% 수준으로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손보사(20~30%)의 두 세배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고정형 상품이 10%도 안된다.

금리확정형 상품은 이율이 고정됐기 때문에 시장 금리에 연동되지 않는다. 따라서 저금리 시기에 금리확정형 상품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엔 부담으로 작용한다. 즉 2%대 저금리가 장기화될수록 5~6%대 고금리를 약속한 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는 역마진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금리연동형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손보사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금리가 떨어져도 일정 이율을 보장해 주는 최저보증이율 수준을 높게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3~4%대 최저보증이율 비중이 35%, 2~3% 비중이 10% 가량 된다.

생보사는 자산 포트폴리오가 보장성보험 30%, 저축성보험 40%, 변액보험(특별계정, 저축성보험 성격) 30% 등 저축성보험 비중이 70%에 달해 저금리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반면 손보사는 70%가 보장성이고 나머지는 저축성 상품이다.

현재 고금리의 저축성보험은 역마진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펀드 등에 투자하는 특별계정 수익률도 비상이다.

운용자산 이익률 0.2% 하락 시 삼성화재는 700억원, 동부화재·LIG손보 200억~300억원, 메리츠화재는 130억원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생보사들은 자산운용의 저금리 기조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자산부채 종합관리(ALM)로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비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비율이란 자산보유 상환을 고려한 부채관리 비율이다.

즉 상품만기가 10년 이상씩 가는 생보사들이 10년 이상 장기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비슷하게 가져가겠다는 것. 만기가 비슷한 상품과 부채가 비슷한 상품 비중이 높을 수록 매칭률은 높아지고 매칭률이 높아질수록 보험사는 유동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하지만 생보사는 장기채 공급 부족으로 현저히 낮은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률을 맞추는데 한계가 있다.

생보사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비율을 보면 삼성생명 71.3%, 한화생명 58.9% 수준이다. 동양생명은 81.1%로 간신히 80%를 넘겼다. 반면 삼성화재는 87.8%, 현대해상 90.1%, 동부화재 87.4%, LIG손해보험 83.9%수준이다.

또 손보사들이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보장성보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금리가 높은 장기채 투자를 늘리는 등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고 있는 것이다.

손보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대비하기 위해 종신, CI, 통합보험 등 보장성 인보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대비해 이미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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