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낙하산 인사'때문에 새우 등 터지는 공기업

입력 2012-10-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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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내부출신 이사장 정부압력에 자진사퇴…형식적 공모제 개선·낙하산 인사 방지법 도입해야

공기업 임원 자리에‘낙하산 인사’가 많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해당 조직을 잘 알고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가 CEO로 승진하는 경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설사 사장에 선임되더라도‘자진사퇴’의 압력에 시달리는 사례도 발생한다.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업계 전문가이면서 조직을 아우르는 덕까지 겸비한 인물로 평가되며 지난 2008년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취임 후 1년 7개여월 만에 이 전 이사장은 스스로 이사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거래소 방만 경영, 내부 장악 실패 등이 이유로 거론됐지만 그가 이사장 자리를 두고 정부가 추천한 인사와 경쟁을 벌일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 전 이사장은 취임 이후 각종 외풍에 시달렸다. 하지만 개인적 비리는 물론 거래소 내에서도 부정비리가 나오지 않자 정부는 독점을 내세워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

공격적 경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이 전 이사장은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해제를 요구하며 자진사퇴했다. ‘자기사람 심기’라는 정부의 과욕이 거래소의 발전을 가로막았음은 물론 조직의 기강을 흔들어 놓은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용퇴에도 거래소는 여전히 준공공기관으로 남아 있다. 또 지난 2008년 부터 임명된 총 15명의 거래소 임원 중 13명이 내부 승진자가 아닌 정부나 외부기관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이들 대부분은 업무와 관련 경력이 없는 인사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최우선 조건은 업무와 성격 그리고 구성원들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물론 정부출신 인사들이 정치력을 바탕으로 외압을 막아줄 수는 있다. 하지만 조직경영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결코 정치력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업무 파악도 안 된, 심지어 자신이 그 자리에 올 것이라고 알지 못한 인사가 임원이 되면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데 시간을 다 보낸다”며 “정치권과의 밀접한 관계가 오히려 업무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또 지금과 같은 정권 말 혹은 정권초에 인사의 난맥상을 끊기 위해선 내정자가 정해진 형식적인 공모제가 아닌 공정하고 투명한 공모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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