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지배하는 SNS]삼성도 '들었다 놨다'…상품 팔려면 엄지족과 통하라

입력 2012-10-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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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새로운 마케팅수단 된 '소셜네트워크'

삼성전자 갤럭시S3가 캐나다에서 출시된 이후 벌어진 일이다. 쉐인이라는 한 소비자가 삼성전자 캐나다 페이스북에 엉뚱한 질문을 남겼다.

“전 삼성전자 제품을 엄청 많이 샀습니다. LCD TV도 있고, 노트북도 있고, 갤럭시S도 있어요. 그러니까 갤럭시S3 하나 공짜로 얻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위해서 제가 그린 용 그림 하나 첨부할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러자 삼성전자 캐나다 페이스북 담당자는 재치있는 답변을 남겼다.

“안녕하세요 쉐인. 갤럭시S3를 공짜로 받을 수 있냐고 문의하신 거 감사합니다. 근데 불행하게도 달라는 대로 모두에게 공짜로 준다면 판매되기도 전에 재고가 동이 날거고 회사는 망할 겁니다. 그래도 당신이 그린 용 그림은 정말 멋진 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 호의를 돌려 주려 합니다. 외발자전거 타고 있는 캥거루 그림을 첨부할게요.”

재치있는 답변이 마음에 든 쉐인은 이 글을 SNS를 통해 퍼트렸고, 큰 인기를 끈다.

뜻밖의 긍정적 마케팅 효과를 본 삼성전자 캐나다는 답례로 쉐인의 용 그림이 그려진 갤럭시S3를 특별 제작해 그에게 선물로 보낸다. 이 사실은 다시 한번 SNS를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됐고, 삼성전자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SNS 마케팅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 트위터의 팔로워는 32만명이 넘고, kT는 10만8000명, LG전자도 4만8000명에 달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1위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트위터 페이스북 이용자들로부터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트위터 팔로워가 128만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 제공, 이미지 업 = 최근 기업들의 SNS 마케팅은 과거처럼 단순히 자사 제품 정보를 알리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고 다양한 문화행사,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퍼뜨리고 있다.

직장인 염순채(34)씨는 국내 대기업 페이스북을 자주 방문한다. 유명 록밴드가 출연하는 콘서트 정보도 얻고 영상도 직접 볼 수 있다. 휴가철 여행지와 맛집 소개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도 넘친다.

염씨는 “제품 정보 외에 재미있고 유용한 콘텐츠가 많아 자주 들어오게 된다”며 “그러다 보니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박용만 두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대기업 오너들이 직접 SNS에 글을 올리고 직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SNS를 통해 자사 행사를 생중계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와 베를린 가전박람회(IFA) 등을 전세계 50여개국 100만명에게 생중계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SNS를 통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해 비지니스계의 오스카상인 ‘인터내셔널 비지니스 어워드(IBA)스티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아차도 지난 7월 K3 차량이 숨겨진 큐브를 메가박스 코엑스점 앞 광장에 전시하고 공개되는 전 과정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광고에 SNS를 활용하기도 한다. 애플 아이폰5를 비꼬는 삼성전자 갤럭시S3 미국 광고는 유튜브에서 5000만명 이상이 클릭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광고는 아이폰5 특정 기능에 대해 불평하거나 웃음거리로 삼는 트위터 멘션 수십 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 악성 루머로 몸살… 해명도 역시 SNS = SNS가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다 주는 건 아니다. 종종 미확인 정보와 악성 루머 유포의 통로로 이용되면서 몸살을 앓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 3월 샤브샤브 전문 음식점 채선당은 ‘종업원의 임신부 폭행사건’으로 홍역을 치렀고, 떡볶이 프랜차이즈인 죠스푸드는 ‘CJ그룹 계열사’라는 뜬소문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 사례”로 오인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8월 말 미국 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애플에 1조200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은 후 황당한 소문에 휘말렸다. 삼성전자가 항의 차원에서 5센트짜리 동전을 가득 채운 트럭 30여대를 애플 본사에 보냈다는 얘기가 SNS를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다.

기업으로부터 보상금 등을 뜯어내려는 악의적인 블랙컨슈머가 활개칠 가능성도 높다. 기업 이미지나 상품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SNS를 타고 급속히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이같은 거짓 루머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시 SNS를 선택했다. 삼성그룹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그건 이렇습니다’라는 루머에 대한 해명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애플과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갤럭시 오해와 진실’이란 글을 벌써 3회째 연재 중이다.

그동안 뜬소문, 비방 등이 SNS에 나돌아도 직접적 대응을 삼갔지만 앞으로는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반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단기간 내 파급력이 큰 SNS의 속성을 감안해 빠른 대응을 하겠다는 각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나 SNS마케팅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블랙컨슈머 등의 역기능이나 기업 특성에 따라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숙해지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 해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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