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점령한 '19금']장진 영화감독 "19금 코드…한국은 과도기"

입력 2012-10-19 09:44 수정 2012-10-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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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에만 집중하는 콘텐츠 지양…풍자·섹시 넘나드는 다양한 시도

▲장진 영화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19금 대중문화 콘텐츠는 표현 방식에 따라서 고급스러워질 수도 있고, 경박해질 수도 있다. 표현 선택에 있어서 의미 부여 없이 자극을 주는 데만 집중하다보면 자칫 콘텐츠의 질적 하락과 수용자의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작자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런 19금 콘텐츠에 유머 코드를 더해 섹시하면서도 재미있고, 통쾌하게 풀어내는 이가 있으니 영화감독 장진이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싸이의 ‘라잇나우(Right Now)’를 비롯해 300여 곡을 청소년 유해매체에서 해제하면서 오락가락 심의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상 여론에 떠밀린 조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심의에 대해 장 감독은 “심사하는 사람들이 다양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한국 사회에 관제화된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던 주축 세대들이 심의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그 속에서 장단점을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들의 비중이 적다. 아직은 한국 사회가 윤리적인 관점, 가부장적인 문화 등 보수적이지만 존경받는 부분들이 개방적인 다른 부분들과 혼재돼 있고, 이를 모두 수용해야 하는 과도기적 시기인 것 같다. 이러한 과도기를 넘어선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덧붙여 “모든 사회에서 금기시 되거나 터부시 된 소재를 예술 영역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표현하는 것은 단연 문학이 최고인 것 같다”고 문학 콘텐츠를 바라보는 보수적 시각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장 감독은 8명의 프로듀서와 신동엽, 정성호 등 14명의 크루, 매주 바뀌는 1명의 호스트가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나드는 정치 풍자와 섹시 코드를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풀어내는 tvN 라이브 TV쇼 ‘SNL코리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에서야 38년 동안 인기리에 방영된 라이브 TV쇼라고 하지만 문화적 보수주의가 적지 않은 한국에서는 그 생소함과 표현 수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장 감독은 “19금이라는 게 섹시 코드뿐 아니라 정치 풍자 등에도 해당이 된다. 함께 하는 이들이 그런 부분에서 열려 있기 때문에 방송을 만드는 이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욱 신나는 일이다. 특히 신동엽은 예능과 콩트 등의 방송 경험이 많다보니 19금 소재를 다룰 때 좀 더 균형 있게 다루려고 스스로 방법을 찾는 편”이라고 19금 콘텐츠 제작자로서 입장을 전했다.

품격 있는 19금 라이브 TV쇼에 도전하고자 했던 장 감독은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기준이 명확하다. 과감하다는 것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갖고 경험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자체 필터링 수위를 믿고 선정성이나 풍자의 수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가려고 하는 편이다. 어느 누구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는데 지나치게 자정 능력을 보이면 쇼의 재미가 없어진다. 그동안 ‘SNL코리아’와 같은 프로그램을 시도하지 못했더라도 경험을 쌓아간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말처럼 19금 콘텐츠는 경험하지 않았기에 과감하거나, 자극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문화적 경험이 다양하지 않은 등급 심사의 주체는 문화 콘텐츠에 기존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지금의 문화를 올바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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