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한국망막학회장 “실명 환자, 가정파탄 안쓰러워”

입력 2012-10-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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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환자 중에 이혼을 당하거나 가정파탄이 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젊은 나이에 실명된 환자를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망막 분야 최고 권위자인 김종우 한국망막학회장(건양의대 김안과 망막병원장)은 1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시력을 잃은 후에야 안과를 찾는 환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망막은 우리 눈으로 들어온 빛이 상을 맺는 곳으로 카메라에 비유하면 필름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위다. 망막에는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한 번 손상이 일어나면 시력을 잃기 쉽다.

특히 망막 질환으로 실명한 환자 4명 중 1명은 당뇨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실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실정이다. 당뇨병 경력이 30년 또는 그 이상인 환자의 경우 90%는 이 병을 앓게 된다. 당뇨병 경력이 15년 전후일 경우에도 발병률이 60~70%에 달한다.

김 회장은 “시력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아온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혈압, 임신, 신장질환은 당뇨망막병증을 더욱 악화시키는데 환자 중 임신을 하고 싶어 하는 환자가 있었다”면서 “몇 년 후에 시력이 더욱 나빠져 다 자란 애기 손에 의지해 병원을 찾아온 환자를 봤을 때는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한국망막학회는 당뇨망막병증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 6개 보건소에서 무료 당뇨망막병증 강좌와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몇 년 째 홍보교육을 해오면서 학회 회원은 총 210명이 됐지만 학회 예산만으로 일회성 교육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당뇨망막병증의 연간 진료비만 최근 5년간 54.4% 증가했을 정도로 치료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저소득층의 경우엔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있는데 정부 차원의 예산적인 배려가 필요합니다.”

당뇨망막병증은 세계 각국의 실명 원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당뇨 관련 합병증 중 가장 무서운 병이지만 아직 국내 환자의 인식은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망막학회 조사 결과 260명의 당뇨 환자 중 절반에 달하는 약 54%가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김 회장은 “내과에서 당뇨병 진단 후 안과로 환자를 적극적으로 보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정기 검진에 소외돼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라면서 “조기 검진만으로 충분히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남의 손을 잡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랫동안 병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은 의사 말을 듣지 않고 환자 본인이 태만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적극적으로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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