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잃은 신용평가사] 국제 빅3 신평사도 신뢰 뚝, 왜?

입력 2012-10-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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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경제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을 바라보는 신뢰도는 예전 같지 않다.

신평사들의 국가신용등급은 절대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상황과 맞지 않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장을 실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재정위기 확산으로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시키자 유로존의 국가들은 신용평가사에 대해 반격에 나서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먼저 신평사들의 신뢰도가 추락한 데는 일관성 없는 등급 제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에는 신평사들이 은행과 구조화 상품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가 유럽 재정위기기 터진 후에는 유럽 국가와 은행들에 대해 무더기로 등급을 강등하면서 비난 여론은 가열되기 시작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내로라하는 글로벌 투자은행 15곳에 대해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S&P는 작년 11월 평가 기준을 바꾼 직후 세계 37대 대형 은행 중 15곳의 신용등급을 깎았다.

빅3 신평사의 파상공세에 뿔이 난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평가의 신뢰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아마데우 알타파지 EU 대변인은 올 초 정례브리핑에서 “S&P의 유로존 등급 강등은 시장과 동떨어진 결정이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급 강등도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기계적인 조치”라고 깎아내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유럽의회 연설에서 “투자자와 금융감독 당국은 신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라”고 주장했다.

또 신평사의 시장 분석이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점이 드러나면서 신평사의 신뢰는 떨어졌다.

지난 1월13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트리플A)’에서 ‘AA+’로 한 계단 하향한지 8개월이 지났지만 채권시장에서 프랑스 국채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집계에서 모두 1조700억유로(약 1조4000억달러) 규모인 프랑스의 장·단기 국채 가치는 신용등급 강등 이후 7.4% 뛰었다.

국가부도 지표인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은 이달 17일 기준 96bp(1bp=0.01%포인트)로 1월13일 대비 223에서 크게 떨어졌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날로 확산할수록 거꾸로 시장은 신평사의 분석보다 프랑스를 믿은 셈이다.

프랑스 국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신평사들의 분석이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음을 말해 준다.

미국도 지난해 8월 S&P가 사상 최초로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해 세계 금융시장에 파문을 일으켰지만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올해 7월 역대 최저치인 1.4%까지 떨어지는 등 강세를 보였다.

급기야 EU는 신평사의 신뢰성을 점검하는 규제안을 만들기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신용등급 평가의존도 축소 △신용평가 경쟁 강화 △등급평가 투명성 강화 등이다.

한편 신용평가사들이 시장의 신뢰도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디스, S&P, 피치 등 3대 신평사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화가 대두하면서 비판여론에 시달렸다.

위기를 제대로 알려야 할 신평사가 부정확한 평가모델을 사용해 정크본드(불량채권)에 높은 등급을 부여해 부실을 외려 키웠다는 비난이다.

S&P의 구조화금융 부문 책임자였다 데이빗 제이콥은 “평가 대상자인 정부와 기업들이 수입원인 신평사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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