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개봉 27일만에 스스로 내린 작은 영화 '피에타'

입력 2012-10-05 14:33 수정 2012-10-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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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배급 일원화 영화 시장…거대 자본 '밀어주기'에 일침

영화 ‘피에타’가 개봉 27일 만에 막을 내렸다. 총 누적 관객 수 59만 3755명을 끌어 모았다.

9월 8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날아 온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에 전 세계가 ‘피에타’를 주목했다. 감독 김기덕은 기쁨과 함께 작심한 듯 맺힌 한을 풀어냈다. 대기업 자본의 배급권 독점, 극심한 장르 편식의 충무로 현실, 그리고 저예산 예술영화와 마니아 관객층의 관람권 보장 등이다. ‘피에타’ 상영 종료 후 국내 영화계에 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

▲영화 '피에타'
국내는 미국과 달리 투자와 배급이 일원화 돼 있다. 때문에 손익분기점(BEP)에 대한 시장 상황을 조정할 수 있는 특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경쟁 작에 대한 ‘퐁당퐁당’(교차상영) 상영 배정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현재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두 곳(CJ, 롯데)의 국내 유효 스크린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초 황금사자상 수상 직후 가진 국내 인터뷰에서 ‘교차상영’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후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이 앞 다퉈 ‘피에타’의 스크린 수와 상영회차를 늘렸다. 하지만 ‘피에타’에만 한정됐다. 日애니메이션 ‘늑대아이’의 경우 쏟아지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 속에도 일부 극장은 여전히 교차상영을 고집했다. 지난 27일 개봉한 다큐 ‘깔깔깔 희망버스’는 전국에서 다섯 개 관만 상영 중이다. 김 감독은 ‘피에타’의 흥행 중임에도 지난 3일 스스로 상영을 중단했다. 자신이 가진 기회비용을 보다 작은 영화에 나눠주란 뜻이었다.

장기적 관점에선 장르의 편식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거대 자본이 기획성 상업영화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작가주의 영화의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는 지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된 우리 영화 146편 중 절반이 넘는 81편이 10억 원 미만 제작비가 투입된 저예산영화다. 반면 나머지 65편 평균 제작비는 48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투자 대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투자배급사가 결국 배급권을 무기로 영화 상영의 다양성을 죽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결국 이 같은 문제는 관객들의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를 제한하게 된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은 단 4개 관 뿐이다. ‘인디스페이스’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의 연 4억 원 지원금이 끊기면서 2009년 폐관 된 뒤 지난해 시민지원으로 재개관 했다. 멀티플렉스의 시장 점유율에 예술영화들의 자립도가 무너지고 있다.

‘푸른소금’을 만든 이현승 감독은 “김기덕을 만든 것은 국내 영화계가 아닌 해외 영화계다. 부끄럽다”며 한국영화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에둘러 꼬집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은 “이제 제2, 제3의 김기덕이 나올 수 있도록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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