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예산안]3~5세 양육수당·반값등록금 도입…무상포퓰리즘 논란

입력 2012-09-25 08:00 수정 2012-09-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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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정치권의 무상포퓰리즘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정책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소득하위 70% 가구의 3~5세 유아에게 양육수당(보육시설에 보내지 않을 때 주는 돈)을 지급하고 10명 중 5명 가량의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반값 혜택을 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올해 처음 시행된 ‘0~2세 전면 무상보육’정책의 폐지를 골자로 한 보육지원체계 전면개편 추진안을 지난 24일 발표했다. 양육비 보조 대상을 크게 늘린 반면 보육시설을 이용할 때 지급하는 보육비 수준을 실제 수요를 따져 종일반, 반(半)일반 등으로 차등하고 소득 상위 30%에 일부 보육료를 부담시키도록 했다.

여야가 주장하는 0~5세 전계층 무상보육 정책을 수용하지 않아 정치권의 무상보육 요구에 어느 정도 선을 그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내년부터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 3~5세 소득 하위 70% 가구에도 양육수당 1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발달과정상 3~5세 유아를 보육시설에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양육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양육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던 3~5세에게도 소득하위 70% 계층까지 지급할 경우 지원대상이 17만8000명 정도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3~5세의 경우라도 불가피하게 조부모 등 가족이 가정에서 양육하는 경우나 보육시설이 부족한 도서벽지 거주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3~5세에 양육수당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득하위 70%는 사실상 중산층까지도 다 포함된다. 때문에 보육시설에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 3~5세까지 양육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것은 정치권의 무상보육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는 비판이다.

또 0~2세에는 차상위 계층에게만 지급됐던 양육수당을 이번 개편안으로 시설 이용여부에 관계없이 소득하위 70%까지 0세는 20만원, 1세는 15만원, 2세는 10만원이 지급되도록 확대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영유아 양육수당 예산은 6272억원으로 올해보다 5.1배나 늘었다.

복지예산도 큰 폭으로 늘었다. 넓은 의미의 복지예산으로 불리는 보건·복지·노동 부분의 내년 예산은 97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올해에 비해 4.8%나 증가했다. 총지출 증가율 5.3%보다는 조금 낮지만 내년도 예산안이 기존과 달리 이차보전 방식이 적용됐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실제 복지예산 증가율은 10.8%로 높다. 추경을 편성한 2008, 2009년을 제외하면 2007년 이후 사실상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내년 교육 예산 중 ‘반값 등록금’ 정책도 논란거리다. 재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소득 3분위 이하에서 소득 7분위 이하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소득 7분위 이하 국가장학금 수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경감률은 올해 37%에서 내년에는 50%로 대폭 늘어난다.

재정부는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대학생 중 소득 7분위 이하가 67.5%, 또 이중 대학평점이 B학점 이상인 비율이 84.8%로 대략 204만명의 대학생이 ‘반값등록금’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대학생 100명 중 57명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국가장학금 지원 규모가 올해 1조7500억원에서 내년 2조2500억으로 5000억원이 늘어났다. 재정부 관계자는 “증액된 5000억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예산의 31%에 달할 만큼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기존입장과도 상충된다는 평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앞서“대학졸업생의 생애소득이 고졸 이하자보다 훨씬 많은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계층에 저소득층을 포함한 온 국민이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맞는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반값등록금 주장에 날을 세웠었다.

또 고등학교 교육조차 의무교육으로 지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산층까지도 포함하는 소득 하위 70% 이하 가구의 대학생 자녀에게까지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치권이 주장하는 명목 등록금을 50%로 낮추자는 주장과 달리 소득수준에 따라 등록금 부담을 차별화 했으며 고졸 학생들과의 차별 우려에 따라 이들에게 선취업 후진학 할 수 있는 예산을 크게 확대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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