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도 몰랐던 권오갑 사장 모친상

입력 2012-09-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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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조의금도 사양…솔선수범 몸소 실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의 뒤늦은 모친상 소식이 화제다. 일반적으로 집안의 경조사를 주위에 알리는 풍습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례적이었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주 금요일인 14일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 날 새벽 권 사장의 모친이 별세했기 때문.

권 사장은 이 사실을 회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자신의 모든 일정을 관리하는 비서실에조차 알리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내 모든 경조사가 공지되는 인트라넷에 권 사장의 모친상 소식은 당연히 찾아볼 수 없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장을 치른 권 사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월요일인 17일에 정상출근했다. 이후 본부장들과의 회의에서 “지난 14일 어머님이 영면에 들어가셨다”며 모친상 소식을 전했다.

권 사장은 “100세를 넘기실 정도로 천수를 누리셨기에 조용히 보내드리는 게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장례식도 그룹 관계사인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를 수도 있었지만,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 자택에서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가족장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후에라도 직원들과 외부에 해당소식이 알려질 경우 주변 사람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본부장들에게 입단속을 당부하는 등 마지막까지 조용히 모친의 장례를 마무리했다.

평소 권 사장은 효심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마다 100세가 넘은 노모를 직접 돌보기 위해 서울에서 판교를 오갔다고 한다. 어머니 곁에서 불경을 읽어드리며 지극한 효심을 보였다.

직원들도 이번 소식이 전해지면서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당연히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가 되고 조문행렬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소식을 접한 직원들이 뒤늦게라도 조의금을 마련하고 작년에 설립한 ‘현대오일뱅크 1% 나눔재단’기금으로 기부하자고 의견을 모았지만 권 사장은 ‘마음만 받겠다’며 이를 만류했다”면서 “개인적인 일로 주위를 불편하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 성격이다보니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권 사장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싫어하면서도 직원들의 경조사는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자신의 전용 에쿠스 차량을 직원들이 경조사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으며, 차량 제공시 기사도 함께 보내주고 있다.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로써 보일 수 있는 솔선수범을 몸소 실천 중이다.

한편 권 사장은 임직원들 급여의 1%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을 설립하는 등 대기업의 나눔 문화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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