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의 경제학]주고 받는 '정', 불황 경제도 반짝 미소

입력 2012-09-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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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세트 시장 규모 4조원…백화점·시장 등 특수 기대

매년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조사하는 게 하나 있다. 추석 때 가장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한 설문조사가 그것이다. 이마트가 최근 전국 20개 점포에서 내점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면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올해도 역시 상품권이 1위를 차지했다. 일반적인 추석선물인 한우·갈비 세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선물을 사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20~30만원이 가장 많았고, 선물 개당 선호 가격대는 3~5만원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예전부터 유통업체들과 시장에서는 추석을 왜 대목이라고 했을까?

이맘때쯤 형성되는 선물세트 시장 규모만 4조원이다. 이 중 추석 때 팔려나가는 백화점 상품권 액수만 대략 8000억원에 육박한다. 재래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도 2000억원 어치를 기업에서 올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이 지나면 상품권들은 서서히 다시 백화점인 재래시장으로 풀리게된다.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들은 가을 세일을 준비하고 갖가지 이벤트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내수가 활성화되고 명절 전후로 유동성이 좋아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경기불황에도 명절 반짝 특수를 바라는 것도 이때문이다.

추석선물세트는 언제부터 나왔을까? 산업화가 한창이던 1970년대에 종합선물세트가 나오면서 추석선물로 각광을 받았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품권은 1990년대에 등장해 아직까지도 선호 목록 1호다. 선물이 다양해지면서 브랜드가 중요해졌다. 생산자와 생산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또한 IT 산업이 발전하면서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게임기 등이 인기선물로 등극했다. 모바일 상품권은 물론 지하철 역에는 가상스토어가 등장했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추석선물도 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상위 1%만을 위한 선물들이 여러 유통경로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수천만원짜리 와인 부터 위스키, 최고급 한우, 장인의 손길이 거친 여러 식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시대의 흐름이 바뀌면서 남과 다른 이색적인 선물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반영해 저렴하면서도 특이한 추석선물들도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를 선물세트로 내놓는가 하면, 양송이에 금을 입혀 내놓은 것도 있다. 핫도그와 스테이크 선물세트부터 IT 시대에 걸맞게 디지털 상품권도 인기다.

경제 상황과 변화에 따라 추석선물의 변화도 눈에 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1950~60년대의 최고 선물은 단연 음식이었다. 쌀과 계란, 찹쌀 등 농수산물이 주를 이뤘고, 당시 최고 인기 선물은 설탕이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70년대는 공산품이 주를 이뤘고, 본격적으로 선물세트가 나온 것도 이맘때다.1980년대와 90년대는 추석선물의 종류가 넘쳐나며 고가의 고급선물이 나타났고, 상품권도 90년대에 처음 선을 보였다.

올해는 불황이 그림자가 짙다. 선물세트도 2~3만원대가 주를 이뤘다. 기업에 파는 상품권도 경기불황에 맞춰 패키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도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행사를 벌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명절은 돈을 먹고 사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의 정도 선물의 선택 영역을 넓히기 위해 상품권으로 달라는 요구를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 경제 원리가 선물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가치의 변화가 거기에 투영된다. 불황의 시대에도 역동적인 추석선물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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