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나종주 성북세무서 부가가치세 과장 "밀랍 꽃 속으로 들어가다"

입력 2012-09-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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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평 초려草廬가 삭풍에 떨고있다

눈비 젖어 겹겹이 헐거워진 누옥,

한 해 동안 자리를 지킨 탁상용 캘린더가

임무교대식을 앞두고 있다

자리를 내어주기 전

족쇄 풀어 나날의 흔적을 펼쳐본다

주르륵 쏟아지는 불립문자들

캘린더 속 하루하루가 사각형 벌집 같다

나는 일벌이었다

굴헝 속 알곡을 채우기 위해

저 사각의 문 드나들었다

꿀과 꽃술

층층이 쌓고 채워도 누수 되는 생

로얄젤리는 커녕

매일 금간 구멍 메우기에 바빴다

모임과 약속, 결혼식과 개업식을 빽빽이 채우고

부음의 소식이 분분하던 나날들

뻥뻥 뚫린 구멍마다 눅진한 체온이 만져진다

마모된 모서리 에돌아 한 해를 밀봉할 때

바람의 집 서까래에서는

소금 꽃 같은 밀랍이 송이송이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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