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미래 ‘부산’에서 찾는다

입력 2012-09-03 11:44 수정 2012-09-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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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 도둑들, 아래 : 범죄와의 전쟁)
영화의 메카가 어딜까. 당연히 서울 충무로다. 충무로는 영화의 이음동의어로 불린다.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 영화 역사는 충무로와 함께 했다. 이제 충무로 중심 영상 패러다임이 변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대 항만 도시 부산이 영상시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부산은 영상 도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8월까지 부산에서 촬영한 영상물은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기타 상업 영상콘텐츠를 모두 포함해 총 35편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편이 증가했고, 촬영 기간도 늘었다. 지난해 한 편도 없던 외국 영화의 부산 로케이션도 7편에 달한다.

부산에서 영상 촬영도 러시를 이루지만 작품들의 성적도 좋다. 올해 촬영한 작품들을 보면 ‘부산 = 흥행’이란 공식은 더욱 뚜렷해진다. 연출 개봉한 ‘댄싱퀸’(400만)을 비롯해 ‘범죄와의 전쟁’(468만) ‘연가시’(450만)가 있다. 1일까지 1250만 명을 동원한 ‘도둑들’과 최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 2위를 기록 중인 ‘공모자들’과 ‘이웃사람’ 들도 부산이 주 무대다. SF 영화 ‘AM 11:00’도 부산에서 촬영 중이다.

영화 만이 아니다. 눈길을 끄는 드라마 미니시리즈도 부산에서 촬영중이다. 방송 중인 MBC 월화미니시리즈 ‘골든타임’과 KBS 2TV 월화 드라마‘해운대 연인들’의 배경이 부산인 것은 물론이고 제작 역시 부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산이 이처럼 영상 콘텐츠의 신흥 허브로 각광 받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부산을 영상의 도시로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은 튼튼한 외적 인프라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 성장이 발판 역할을 했다. 지난 16회 때는 70개국 300편이 넘는 영화가 상영됐다. 자연스럽게 영상촬영 부대시설이 발달됐다. 스태프 숙소와 제작에 필요한 각종 장비 지원 및 촬영 협조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극적이다.

▲(사진 위 : 공모자들, 아래 : 이웃사람)
부산시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의지와 노력 또한 부산을 영상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오는 2014년까지 부산 이전을 발표했고,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종합촬영소도 비슷한 시기에 옮길 계획이다. 이에 발 맞춰 부산시와 부산영상위원회는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50억원 규모의 영화 기획·개발·제작 지원펀드를 조성키로 합의했다. 5개월 이상 부산에서 촬영되는 영화에 투자해 적정 수익과 고용 창출을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지역 산업 선순환구조를 이끌어 내려 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펀드조성, 스튜디오 리모델링, 스태프 숙소 등 촬영환경 개선을 위한 여러 과제를 놓고 전문가와 논의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부산의 영상도시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여기에 항만 도시만의 특성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문화가 존재하는 것도 부산을 영상의 메카로 부상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2006년 부산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제작된 영화 ‘사생결단’을 연출한 최호 감독은 부산에 대해 “생생하고 낯설며 거칠고 사실적인 느낌이 강한 공간이어서 영화 촬영의 적지다”라고 표현했다.

‘범죄와의 전쟁’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부산 출신으로서 지역 특색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윤 감독은 “항만 도시는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한 투쟁의 역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부산은 좀 다르다. 전후 세대를 중심으로 생존을 위한 싸움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일종의 ‘생존 법칙’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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