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투자자 100만명시대] 너도나도 대박 좇지만… 성공 투자자는 고작 5%뿐

입력 2012-08-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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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슈퍼개미 성공신화 모두의 것일 수 없어”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박모(28)씨는 전업투자자다.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번번히 낙방했다. 그는 대학시절 모아놓은 500만원을 종잣돈으로 하루 1~2% 수익을 노리는 ‘단타매매’를 계속하고 있다. 박씨는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주식거래로 용돈벌이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주식에 빠져 지내다보니 어느새 취업하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생계형 전업투자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해지고 있다. ‘대박’ 환상을 쫓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주식 폐인'으로 전락한 이들의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한 2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위험종목 지정기간에 개인 매매 비중이 98.5%에 달했다. 대부분의 개인이 투자위험종목 등 이상급등종목에 묻지마식의 투자를 한 뒤 주가 급락 후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대부분의 전업투자자들이 객관적인 투자정보나 지식에 기대지 않고 주변 풍문이나 인터넷상에 떠도는 소문에 의해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수익률의 문제 뿐만이 아니다. 매일 예측하기 힘든 주가와 전쟁을 치르다보니 무기력, 대인기피증 등 우울증에 빠져드는 전업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5.2%의 손실을 입었다.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60%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플러스’를 거둔 투자자 비율은 38%에 불과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보다는 각종 소문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테마주에 개인투자비율이 유독 높은 이유도 여기있다.

기업분석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높은 기대수익률은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연간 기대수익률은 기관(17.5%) 보다 2%포인트 높은 19.4%로 조사됐다.

최근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교 교수는 전업투자자들의 경우 단 두가지로 양분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호구형’ ‘주식폐인형’이 그것이다.

호구형은 남들이 좋다는 주식에 쉽게 혹하고, 손해를 보면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유형을 말한다. 전업투자를 직업이라고 여기고 자기만의 원칙 하에 각종 자료와 리서치를 분석하는 등 나름대로 전문적인 투자를 하지만 정작 생활 행태는 모니터를 떠나지 못해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주식 폐인형’도 4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대학 졸업 후 2년간 전업투자자로 지내온 A씨(29)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워렌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을 꿈꾸지만 전업 투자로 대박을 터뜨릴 확률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 만큼 희박하다”며 “전업투자자들의 5%만이 겨우 성공하는 현실에서 장밋빛 희망만으로 섣불리 발을 들여놓는 것은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한국에서는 투자에 성공한 일부 슈퍼개미의 성공신화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과의 정보 격차가 큰 상황에서 개인이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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