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원 영유아 예방접종 확대되나

입력 2012-08-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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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막염·폐구균 백신’ 선진국에서는 ‘필수접종’…국내 요구 목소리 높아

두 달 된 딸을 둔 주부 최지영(27)씨는 “뇌수막염, 폐구균, 로타바이러스를 맞아야 하는데 한번에 30만원씩 총 4번을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맞지 않으면 나중에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경제적 여건이 안 돼 맞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10가지의 백신을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백신으로 지정하고 접종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기에 폐구균, 뇌수막염, A형간염 등이 필수 예방접종에서 제외돼 큰 부담이 되고 있다.

Hib(뇌수막염)과 폐구균 백신은 민간 의료계 의사들이 반드시 권장하는 항목임에도 정부의 접종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이것을 필수 접종으로 하자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

‘삐뽀삐뽀119소아과’의 저자인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 원장은 “말로만 애를 낳으면 다 해줄 것처럼 하지말고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당연히 국가에서 부담해야 한다”면서 “아이 한 명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적어도 아빠엄마 두 명이 만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맞벌이 가구 등 정책 수요가 높은 계층에 복지 체감도가 낮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Hib(뇌수막염)과 폐구균 접종은 의학적으로 반드시 맞아야 하지만 비용 때문에 선택 접종이 됐다.

의료계에 따르면 뇌수막염은 걸리면 위험한 병이기 때문에 대한소아과학회에서 필수접종으로 모든 아기들에게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폐구균은 패혈증의 89%, 뇌수막염의 50%, 세균성 폐렴의 66%, 세균성 중이염의 40% 등 소아과에서 흔한 병들이 이 균에 의해서 생긴다.

폐구균, 뇌수막염과 함께 같은 시기에 복용하는 먹는 약인 로타바이러스 백신 역시 최근 세계보건기구에서 모든 국가의 백신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것을 권장했다.

특히 A형 간염의 경우도 대부분의 어른들이 어렸을 때 걸리지 않아 면역성이 없기 때문에 최근 걸리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1~2세 모든 아이들이 접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정치권에서도 영유아 등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부모의 의료비 및 육아부담 경감을 위해 국가지원 예방접종의 범위를 확대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19대 총선 공약으로 ‘필수예방접종 항목 확대’를 제시했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우남 의원(민주통합당)은 23일 뇌수막염, 폐구균성 폐렴 및 A형간염을 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시키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 했다.

김 의원은 “뇌수막염, 폐구균성 폐렴 및 A형간염은 부모들이 약 40만원의 과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이유로 선택예방 접종률도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반면 미국, 캐나다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 백신을 필수예방접종 백신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지원 예방접종을 확대하는 것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해 그만큼 사회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법 개정안 통과와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졌지만 계속 안갯속인 까닭은 예산 때문이다. 국가지원 10종의 필수 예방접종에 들어가는 예산이 총 1700억원인데 뇌수막염 백신 지원에만 2000억원이 들어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들 질병이 선택접종에서 정기접종으로 전환될 경우 접종수요가 늘어나 백신 가격이 약 30% 가량 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뇌수막염은 대부분의 나라가 필수이고 폐렴구균은 OECD국가의 경우 70~80%가 필수로 돼 있어 한국이 뒤처져 있다”면서 “가격이 비싸다보니 우선순위를 정하는 용역을 진행했고 뇌수막염 백신을 먼저 지원하는 것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 과장은 “정치권에서도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가능성은 꽤 크다”면서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결정해 줄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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