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연예인 3자 배정 유증의 덫

입력 2012-08-21 11:36 수정 2012-09-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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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씨의 방송 복귀 선언으로 코스닥시장에 연예인 테마가 부활할 조짐이다. 지난 17일 에스엠의 계열사 SM C&C는 강호동, 신동엽, 박태현, 최종욱 등 소속연예인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총 168만9500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2900원으로 기준 주가보다 10% 할인된 금액이다.

발표 당일 SM C&C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할 만큼 강호동 효과는 즉각적이고 강력했다.

강 씨의 코스닥 도전은 지난 2005년 씨피엔, 2007년 팝콘필름(스톰이엔에프)에 이은 3번째. 두 기업 모두 발표 당시 급등했지만 보호예수가 끝날 시점엔 유증가격 대비 최대 50%까지 급락했다. 소위 ‘이름만 팔리고’ 남는 건 없는 밑진 장사만 한 셈이다.

과거 코스닥시장에서 연예인테마는 자원개발 만큼이나 효과적인 주가부양 재료가 되곤 했다. 대부분의 유명 연예인이 3자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참여했던 것이 하나의 공식으로 통했다.

지난 2009년 7월 코스닥상장 P사는 가수 태진아 씨와 탤런트 견미리 씨가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소식에 9거래일 연속 쩜상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바이오업체의 우회상장 호재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한 달 새 5배 급등했다.

이밖에도 배용준이 오토윈테크에 투자했을 때나 가수 비가 2007년 세이텍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때도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연예인의 지분 참여가 단기 급등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과거 사례를 놓고 보면 대부분 마무리는 참혹했다.

P사는 두 연예인의 유상증자 참여 석 달만에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돼 곤욕을 치뤘다. 강호동, 신동엽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투자한 디초콜릿은 역시 ‘연예인 투자’를 호재로 급등한 이후 주가는 반토막 났고 결국 지난 2009년 상장폐지됐다.

연예인과 얽히고 설킨 코스닥 사건사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유명 연예인의 증자 참여 공시가 났지만 정작 자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는 애교 수준이다.

연예인 이름을 빌린 후 사실은 명동 사채자금이 들어와 주가만 띄우고 결국 상장 폐지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월드스타 가수 비(정지훈)는 직접 코스닥기업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였지만 결국 ‘먹튀’ 논란만 일으켰다.

최근에 불거진 개그콘서트 ‘황마담’오승훈 씨도 비슷한 사례다. 오 씨는 지난해 8월 엔터기술 주당 4000원에 취득했다. 하지만 지난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8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사 419원에 불과하다.

연예인을 동원한 대표적인 주가 조작 사례는 2006년 코스닥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뉴보텍의 ‘이영애 주식회사’가 대표적.

이 회사의 한 모 대표는 “이영애가 가족과 함께 ‘이영애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뉴보텍의 계열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라는 허위공시를 올리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보다 앞선 1월에는 “뉴보텍 자회사 엔브이티엔터테인먼트가 비, 이효리 등의 중국·태국 공연권 일체를 확보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수많은 개미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이영애 주식회사’ 사건의 주역 한 씨는 사건 5년 후인 지난 10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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