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점령하는 사극 열풍…왜?

입력 2012-08-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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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반영일까. 아니면 분위기에 편승한 꼼수일까?”

최근 극장가를 주도하는 장르의 편식이 눈에 띈다. 개봉 대기 중인 또 개봉한 영화 가운데 한 편 이상이 사극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안방극장 시청률 전쟁을 주도한 ‘뿌리 깊은 나무’와 ‘해를 품은 달’의 영향력이 스크린으로 옮겨간 듯하다. 현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는 왕이로소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관상’ 그리고 ‘현의 노래’ 등 하반기에만 무려 5편이 집중돼 있다. 이미 개봉한 ‘후궁:제왕의 첩’과 ‘가비’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7편이다. 사극이 이처럼 주목을 받는 이유, 대체 뭘까?

전통적으로 사극은 대규모 제작비의 투입으로 인해 투자 및 제작사의 기피 대상 1호다. 고증에 따른 세트와 의상 및 미술 등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로 기본 제작비만 50억대를 훌쩍 넘긴다. 여기에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정과 역사성에 따른 시비 논란이 더해질 위험성이 커 아무래도 상업영화로서의 리스크가 큰 장르로 인식돼 있다. 무엇보다 ‘사극은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이 가장 큰 문제다.

이 같은 위험성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스크린 사극 장르는 ‘퓨전’과 ‘팩션’으로 무장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모티브 삼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등장시키지만 현대의 사회 문제를 투영하는 전개 방식을 택해 사극의 지루함을 극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지금의 정치 변동기와 맞물리며 대중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서빙고란 조선시대 얼음 창고를 배경으로 지배층의 탐욕을 응징하는 일종의 계급투쟁 스토리를 입혔다. 여기에 ‘멀티 캐스팅’을 도입해 ‘퓨전’ 형식의 외형을 갖췄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제작 당시부터 화제성을 모았다. 역사 속 극명한 평가를 받은 세종대왕과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올바른 군주의 모습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은 “정치적 메시지는 있지만, 특정인과 어떤 사건을 담은 것은 아니다”며 “시대의 대표인이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우화적인 표현을 담았다”고 말했다.

팩션 사극의 모호한 배경이 영화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 초 개봉한 ‘후궁:제왕의 첩’ 황윤정 프로듀서는 사극의 장점에 대해 “표현과 상상력의 폭을 확장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은 바꿔 말하면 정통 사극의 배경 설정을 팩트로 인식하는 관객들에게 퓨전과 팩션은 스토리의 무한확장을 꾀할수 있는 일종의 장치란 것이다.

올해 말 개봉 예정인 송강호-이정재-김혜수 주연의 ‘관상’과 작가 김훈의 동명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현의 노래’도 주목할 만한 퓨전 팩션 사극이다.

‘관상’에서 수양대군역을 맡은 이정재는 “사극이라고 배우에게 연기의 틀이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도 “역사 속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선 분명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화려한 볼거리,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 최근 스크린의 사극 열풍은 분명 한국영화계 발전적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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