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마이너스 늪’…각국 금융완화로 이상 현상 지속

입력 2012-08-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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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금융완화정책으로 신용도 높은 국채·회사채로 자금 유입

세계적으로 국채와 회사채 발행 금리가 극단적으로 낮아지는 ‘이상금리’ 현상이 번지고 있다. 각국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넘쳐나는 자금이 신용도 높은 국채나 회사채로 흘러든 영향이다.

유럽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속출, 멕시코·남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도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연쇄적으로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는 모양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난으로 일부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신규 자금 유치를 거부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럽 채권시장에서 특히 이상금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위험 수위로 여겨지는 7%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신용도가 높은 독일과 네덜란드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마이너스 금리는 투자자가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웃돈을 얹어주고 국채를 사는 비정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일부 독일 국채는 지금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냈으나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덴마크 등 주변국에서도 2년 만기 이하의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문은 재정위기로 리스크 회피에 민감한 유럽에서는 투기자금이 특정 국채로 흘러들기 쉬운 상태라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단기 국채 낙찰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수요가 급격히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우량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달들어 유니레버가 발행한 3년만기 달러기준 회사채는 0.45%의 금리에 낙찰됐고 반도체 대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발행한 달러 기준 3년만기 회사채도 같은 수준에 낙찰됐다. 이들 금리는 미국에서 발행된 회사채로서는 사상 최저였다.

0.45%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미 국채 금리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미국의 3년만기 국채 금리는 0.3%대. 이보다 금리가 높고 신용도도 높은 회사채로 자금이 흘러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미국 일본 유럽 신흥국이 금융 완화 기조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은 2008년 리먼사태 직후와 달리 재정에 여력이 없어 경기부양을 금융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리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투기자금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국채에도 흘러들고 있다.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작기 때문. 지난 6월까지 6~7%였던 멕시코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5%대로, 7%대 중반이었던 남아공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6%대로 각각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지금까지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던 국채에도 자금이 유입돼 연쇄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는 구도다.

문제는 금리가 극단적으로 하락하면서 우량 기업들은 저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반면 심각한 자산 운용난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대형 금융기관인 JP모건체이스 등은 7월 이후 유로 기준 MMF의 신규 자금 유치를 중단했다. ECB가 은행 예치금에 제로(0) 금리를 적용, 이 영향으로 단기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 단기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MMF 운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에서는 MMF를 폐쇄하거나 수수료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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