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는 지금] "절세상품 띄워라" 마케팅 전략도 바뀌었다

입력 2012-08-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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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득과세 강화하자 방카슈랑스 판매 집중… "수익성 높여야" 인력 감축ㆍ지점 폐쇄 칼바람도

계속되는 불황은 증권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바꿔놓고 있다. 주 수익원이었던 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경영방식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 것. 증권사들은 경기가 안 좋은데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증세 움직임을 타나내면서 절세상품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난달 26일부터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으로 인해 은퇴시장 선점을 위한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증시외면 현상이 커지고 있다. 이는 곧 거래량의 감소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3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조3250억원 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지난 2008년 리먼사태 당시의 일평균 거래대금 5조1447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실적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47.6%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수익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거래대금 축소로 인해 19.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주요 증권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조직개편, 지점 통폐합 등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112개에 달했던 미래에셋증권 지점은 이달 안에 79개 점포로 통폐합될 예정이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17개 지점을 줄였으며, 메리츠종금증권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12개 지점을 폐쇄하기로 했다.

인력 감축의 칼바람도 휘몰아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작년 말 4만2682명에서 올해 1분기 말 4만2388명으로 0.7% 감소했다.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리먼 사태의 혼란이 한풀 꺾인 2009년 2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지자 증권사들이 최근 방카슈랑스 판매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현재 4000만원인 금융소득종합과세 부과 기준을 내년부터 3000만원, 2015년부터는 2000만원으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절세가 가능한 방카슈랑스 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재호 동양증권 금융상품전략팀 대리는 “불황으로 증시가 불안하고 은행금리가 떨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며 “여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부과 기준의 하향으로 리스크가 낮고 절세효과까지 볼 수 있는 방카슈랑스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리는 “방카슈랑스 쪽 고객대상 설명회를 늘리고 세무사와 함께 세무컨설팅을 제공하고 VIP 대상으로는 본사 방카슈랑스 파트에서 지점 방문해서 고객상담 지원까지 하고 있다”며 “세미나가 끝난 후에는 고객들이 돈을 싸들고 온다고 느껴질 정도로 거금을 맡기신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106억원에 그쳤던 방카슈랑스 상품의 매출은 올 상반기 2884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 제도 도입으로 신규고객을 확보하려는 증권사간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9월말까지 ‘아임유 IRP(개인형퇴직연금제도) 출시 대고객 이벤트’를 통해 IRP 계좌를 개설하고 10만원 이상 입금하는 모든 고객에게 파리바게뜨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며 매월 1명을 추첨해 300만원 상당의 루이뷔통 백을 증정한다.

우리투자증권은 ‘100세시대 IRP’ 가입 고객에 365일 건강상담 의료편의 서비스, 건강, 여가, 레저 등 생활정보 매거진 ‘The 100’을 제공하며, ‘100세시대 캠프’ 초청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투자전략, 업종전망 등 시장중심의 주제로 이뤄졌던 고객 대상 세미나가 올해는 은퇴와 절세로 주제가 넘어가고 있다”며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세제개편 등으로 세무 관련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깊어진 불황에 광고로 고객의 마음을 얻으려는 증권사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5월초부터 ‘able’ 신규 광고캠페인을 진행,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기존의 증권사 광고와는 다른 티저 광고 형식으로 세련된 이미지로 관심을 모았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광고캠페인을 준비해 지속적으로 고객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6월부터 KBS2 개그콘서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그우먼 신보라를 라디오 광고 모델로 섭외, 주머니가 가벼워진 고객에 업계 최저수준인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0.010%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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