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력대란 현실화…산업계만 바라보는 정부

입력 2012-08-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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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율절전'에 의지…휴가 복귀 내주 이후 최대 고비

기록적인 폭염으로 8월 전력대란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 없이 기업 자율 절전에만 목매는 상황이어서 정부의 전력수급 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력당국은 지난 6일 오전 11시5분부로 전력수급비상 ‘주의’단계를 발령했다. 이날 오전 10시17분부로 ‘관심’단계를 발령한 지 약 40분 만에 상향조정했다. 운영 예비전력은 265만kW였으며, 예비율은 3.8%까지 내려앉았다. 주의단계 발령은 지난 9·15 전력대란 사태 이후 처음이다.

당초 정부는 기업의 휴가철인 8월 첫째 주엔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폭염이 10일째 지속되면서 전력수요가 폭증함으로써 정부의 수급대책은 무용지물이 됐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과거 패턴과 전혀 다른 상황이 나타났다”면서 “폭염과 열대야 지속, 여기에 올림픽 변수까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안전성 논란이 있는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했다. 고리1호기의 설비용량은 58만kW로 8월 4주 예상 예비전력인 114만kW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또 오는 13일 오후 3시부터 전력을 100%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점 상으로도 늦은 감이 있다.

정부가 기댈 수 있는 전력수급 대책은 기업들의 자율 절전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전력당국은 지난 6일에도 232개 사전약정 기업들에게 ‘직접부하제어’를 요청,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예비전력 80만kW를 확보했다. 직접부하제어 약정기업들은 대부분 전력소비가 크지 않은 기업들로 구성돼 있으며, 약정량 중 50% 이상을 절전하면 지원금을 제공하게 돼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7일 전력수요량은 7700만k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예비전력은 687만kW다.

최대 고비는 기업들이 휴가 복귀하는 8월 세째주부터다.

홍 장관은 “8월 13일부터 2주 정도가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전력수요 관리를 하지 않으면 예비전력이 150만kW에 불과할 것이며, 이후까지 폭염이 지속된다면 예비전력이 ‘0’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최대 고비 때에도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대국민 절전동참 호소와 기업 자율 절전 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자체적인 대책 마련없이 기업들의 자율 절전에만 목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력당국은 예비전력이 2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100개 사전약정 기업들을 대상으로 ‘긴급자율절전’을 통해 100만kW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대제철, 동부제철, LG이노텍 등 대부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기업들이 대상이다. 하지만 긴급자율절전은 직접부하제어보다 절전 규모가 커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전약정이 돼 있어 자율적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정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24시간 전력이 필요한 기업으로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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