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술이 익는다~

입력 2012-07-27 09:4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1935년에 제작된 용몽제의 깊은 향과 맛이 막걸리에 스며든다. 3대째 이어져온 전통과 이규행 대표의 열정, 그리고 직원들의 애정어린 관심으로 양질의 막걸리가 탄생한다.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의 시가 그대로 묻어나는 마을에 오래된 전통 양조장 하나가 있다.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 있는 덕산양조장. 국내 유일하게 술도가가 등록문화재 58호로 문화재청에 등록된 곳이다.

▲커다란 항아리 안에서 거품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또 생겨난다. 발효가 되면서 알코올이 되고 있는 증거다. 100여년 가까이 이어져온 양조장 자체에 떠다니는 우량한 효모 덕분에 고품질의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
"양조장 자체가 살아있는 효모입니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규행 세왕주조 대표(덕산막걸리). 그는 양조장 곳곳에 발효 효모가 떠다니고 있어 막걸리를 빚는 데 별도의 효모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우량한 효모 덕분에 양질의 막걸리가 빚어지고 있다. 83년의 역사를 간직한 덕산양조장은 이규행 대표의 할아버지가 1930년에 직접 건축했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건축을 전공한 이규행 대표가 현대건축물의 소중함을 알고 원형 그대로 보존했다.

▲커다란 솥에서 찐 고두밥이 하얀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뜨거운 고두밥은 발효실에서 차갑게 식혀져 술독안으로 들어간다.
양조장은 한 세기에 가까운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부흥기를 누릴 당시 40여명의 직원들이 2교대로 밤낮 없이 술을 만들어 야간근무자들 중에 연인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 연인들이 지금은 이 마을에서 가정을 이루고 산다. 술과 함께 사랑도 익어간 덕산양조장이다. 그러나 소주와 맥주가 국내에 반입되고부터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버지에 이어 양조장을 물려받은 이 대표는 1조원의 가치를 지닌 우량한 효모를 이용해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해 제2의 전성기를 기다리고 있다. 기능성 약주, 제수용 약주, 전통 막걸리 등 15가지 이상의 자체브랜드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때문에 덕산양조장의 전통은 4대째에도 이어져 계속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규행 대표는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이 건물이 자랑스럽다. 2008년 등록 문화재로 지정돼 생긴 불편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대건축물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일주일만 팝니다"…유병자보험 출시 행렬에 '떴다방' 영업 재개
  • 전장연, 오늘 국회의사당역 9호선 지하철 시위…출근길 혼잡 예고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종합] 뉴욕증시, 美 국채 금리 급등에 얼어붙은 투심…다우 400포인트 이상↓
  • 손흥민, 2026년까지 토트넘에서 뛴다…1년 연장 옵션 발동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978,000
    • -0.78%
    • 이더리움
    • 5,257,000
    • -1.43%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0.08%
    • 리플
    • 728
    • -0.55%
    • 솔라나
    • 234,500
    • +0.47%
    • 에이다
    • 628
    • -0.79%
    • 이오스
    • 1,124
    • +0.45%
    • 트론
    • 156
    • +1.3%
    • 스텔라루멘
    • 149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650
    • -0.52%
    • 체인링크
    • 25,750
    • +0.59%
    • 샌드박스
    • 619
    • -0.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