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자전거 여행을 떠나자

입력 2012-07-12 09:47 수정 2012-07-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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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신영증권 부장

계절이 바뀌거나 새로운 해가 시작될 즈음이면 많은 사람들은 이제껏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계획하거나 반드시 해보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마련이다.

나 역시 올해가 시작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을 맞이하면서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한가지를 해보고 싶었다. 근래 들어 체력이 부쩍 떨어진 느낌도 있었고, 사소한 것이라도 ‘배우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던 성격 탓에 운동을 하나쯤 취미로 삼고 싶었다.

자전거에 재미를 붙이게 된 건 우연과 필연의 합작품이었다.

우연은 작년에 회사에서 알톤스포츠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기념으로 모든 직원에게 자전거가 지급되었다는 것이었고 필연은 고등학생이 된 아들 녀석이 바빠진 탓에 자전거가 집 베란다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애물단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 그 중에서도 신록이 절정인 오월에 회사 동료로부터 뜬금없이 주말에 자전거를 타러 가자는 전화가 왔다. 그렇게 시작된 첫 한강변 자전거 타기는 일주일의 모든 스트레스를 없애고도 남을 만큼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뙤약볕의 무더위도 없고, 산들바람과 꽃향기가 거짓말같이 내 몸과 마음에 와 닿았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운동을 한다기보단 하나의 놀이처럼 느껴져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탈 수 있었다.

그 뒤로 난 회사 동료와 또는 주변 지인들과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거의 매주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한강에서 시작한 나의 자전거 여행은 불과 두 달여 만에 한강과 인천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팔당 춘천간 자전거 도로 등 그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정비됐다는 4대강변 자전거길은 내가 올해 꼭 도전하고 싶은 ‘재미있는 과제’가 되었다. 여권처럼 생긴 자전거 스템프 수첩에 각 코스마다 하나씩 하나씩 스탬프 도장을 찍어가는 재미가 쏠쏠한데, 마치 만국박람회를 찾은 소년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자전거는 어느새 새로운 친구, 요즘말로 ‘절친’이 되었다.

새로운 친구와 어느 지역을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요즘 같은 무더위 속에서도 마음의 시원함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주말 새벽녘, 자그마한 체구에 땀을 흘리며 지쳐 보이지만 한껏 즐거운 표정으로 페달을 밟고 있는 40대 청년을 발견하신다면 크게 손을 흔들어 인사해 주세요,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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