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압구정 중고명품거리... 1000만원대 호가 에르메스가방 30분에 4개나 팔려

입력 2012-07-11 11:18 수정 2012-09-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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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저기 오렌지 벌킨백 보여주세요. 1100만원에 살 수 있도록 위탁자 분에게 전화 좀 해주세요.”

“저 콜롬보 백 얼마예요? 우리 엄마 사주고 싶은데 1800만원엔 안 되나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중고 명품 거리는 불황도 빗겨간 듯했다.

지난 10일 오후 찾은 압구정의 G중고명품매장은 중고가로도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가방이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4개나 팔려나갔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분류되는 에르메스 백이었다. 국내 백화점에는 바로 받아 보기 어렵고 최장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경우 대기 없이 구매할 수 있어 중고 명품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 고객은 1100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오렌지 벌킨 35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카드와 신분증을 내밀었다. 이 여성의 어깨에는 이미 에르메스 블랙 벌킨 40이 메어져 있었다.

이어 동생으로 보이는 여성도 에르메스의 켈리 40을 1360만원에 결재했다. 두 여성고객이 20분 만에 사간 가방의 금액만 총 2500만원에 달한다.

G매장 직원은 “손님이 들고 온 블랙 벌킨백도 두 달 전쯤 이곳에서 구입한 제품”이라며 “주로 단골손님들이 가격과 상관이 사가고 다시 팔러 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샤넬백을 메고 중고매장에 들른 20대 중반의 여성고객 역시 1400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켈리토스카 버킨 백을 원했다. 그녀가 선택한 가방은 위탁 제품으로 가격 흥정을 위해 위탁자에게 전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자 물건을 홀드 해놓고 매장문을 나섰다.

며칠전 길을 가다 퍼플 콜롬보 가방이 진열된 것을 봤다는 중년의 여성도 매장을 찾았다. 매장 직원이 상품이 판매됐다고 하자 아쉬움을 표하며 들어오면 연락 달라고 예약을 걸어놓고 가기도 했다.

중고 명품시장의 주고객은 경제력이 있는 30~40대부터 청소년, 주부, 80대에 이르는 노년층까지 대중이 없다는 게 매장직원들의 얘기다.

B중고매장 관계자는 “중고 명품시장에 나오는 물건 중에는 가격표도 떼지 않고 고이 모셔 뒀거나 선물로 받았으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중고 명품시장에 나온 새 제품도 꽤 있고 콜렉션 제품으로 한정 판매된 상품도 가끔 나온다”며 “새상품을 중고 가격에 만나 볼 수 있고 구하기 어려운 콜렉션 상품을 중고시장에서 노리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백화점 상품 중 인기가 좋아 오래 기다려야 살 수 있는 제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중고 명품 매장의 매력이다.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정품 구매를 위해 최장 5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대기 없이 즉시 구매가 가능해 중고시장이 인기를 높여주고 있다.

또 중고 명품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남성 고객의 증가다. 실제로 이날 찾은 S중고명품매장에는 여성고객보다 오히려 남성 고객 비중이 높았다.

S매장 관계자는 “남성 고객이 요새 부쩍 늘어 40%를 넘을 정도로 많이 찾고 있다”며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가지에서 착용할 시계, 선글라스 등의 명품 액세서리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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