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자들]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투자처

입력 2012-06-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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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베이비 붐 세대는 1955년에서 가족계획 시행 다음해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난 810만 명을 말한다. 이제는 중장년층이 된 베이비부머들, 그들은 한국사회 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해왔고, 회사와 가족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 세대다. 어느 누구보다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세대이고,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베이비 붐 세대들은 이른바 1970년대 청바지와 통기타 문화를 이루었으며, 1980년대 넥타이 부대를 형성해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1990년대 한국경제의 고도화를 이뤄냈으며 우리나라의 자산시장을 주도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베이비 붐 세대가 2010년부터 본격적인 은퇴시대에 돌입했다. 이들이 있었기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맞을 수 있었지만 이제 이들은 주택 구입을 끝내고 새로운 자산 투자처를 찾고 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베이비부머들은 소유하고 있던 고가의 대형 아파트 처분에 나섰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아파트의 시세 하락을 예견하고 다른 투자처 물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안 투자처를 찾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자산구조의 특징은 베이비부머들의 자산구조와 일치한다.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실물자산 비중이 높다는 것과 은행 예금과 확정금리 상품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2001년부터 본격화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예금만으로는 재산증식이 어렵게 되었다.

사실 지난 몇 십 년간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곧 부를 축적하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절대적으로 영원하며 안전하다고 믿었던 아파트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아파트 쇼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아파트를 통해 부를 쌓는 시대는 지났다. 현재는 라이프스타일, 인생관,가족관, 인구 구성 비율, 생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가치관 등 소비를 좌우하는 모든 것이 변했다.

그리고 은퇴를 했거나 앞둔 베이비부머들은 의미 있는 은퇴이후의 삶을 누리기 위해 자산을 처분하거나 새로운 투자처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더 이상 부동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발 빠르게 미래를 예건하는 몇 몇 베이비부머들은 이제 새로운 투자처와 안정된 노후의 삶을 위해 친환경적이면서 손실이 적은 투자처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50대 중반의 김성찬씨는 4년 전 일찌감치 회사에 명예퇴직을 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몰리기 전에 새로운 삶을 설계하기 위해서였다. 김성찬씨는 평소 꿈꾸었던 전원생활을 실현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명예퇴직이후의 경제력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창업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동안 앞만 바라보고 살아 온 삶에 대한 보상으로 여유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퇴직금과 그동안 저축한 돈을 금융상품에 넣어 두고 연금을 받으며 생활할까도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넉넉한 연금을 받기 힘들었다.

김성찬씨는 여러 가지 투자처를 살펴보았지만 마음이 가는 투자처는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도시개발 등으로 인한 나무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뉴스를 듣게 되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였다. 김성찬씨는 그 길로 당장 조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6개월여의 정보수집과 나무에 대한 공부를 한 결과 나무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나무 사업은 예전부터 꿈꾸었던 전원생활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김성찬씨는 본격적인 나무 사업에 뛰어드는 대신 경기도 인근에 전원주택과 함께 땅을 매입해 필요한 만큼만 나무를 심고 가꾸며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전원생활을 한다지만 김성찬씨는 다른 사람들처럼 텃밭을 가꾸거나 농사를 짓지는 않았다. 김성찬씨가 하는 일은 집 앞에 심어 놓은 나무를 가꾸는 일이 하루일과의 대부분이다.

처음에 수형이 좋은 벚나무, 느티나무, 주목 등 300여 주의 나무를 150여 평의 땅에 심고 가꾸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식생이 잘 이루어져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웬만한 기업의 부장급 연봉을 나무 한 두 그루를 팔아 벌 수 있게 되었다. 요즘은 지나가던 사람들도 들러 나무를 구경할 정도라고 한다.

김성찬씨가 일찌감치 전원생활을 결정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수 있게 된 것은 신축아파트나 전원주택 등지의 수요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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