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술, 지구촌 사로잡다]현지인 입맛 맞추니 인기 술~술…‘풍류’도 수출해야

입력 2012-06-0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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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는 전통술

세계인을 사로잡은 술들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프랑스의 포도주, 독일의 맥주, 일본의 사케 그리고 한국의 막걸리. 너무 앞서간다고? 맞다. 너무 앞서갔다. 그러나 없는 말은 아니다. 한국의 막걸리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인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얼마가 걸릴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웃나라에 통하니 먼나라에 통하지 못할 것이 뭐 있을까.

◇전통주까지 유혹하는 한류 열풍…막걸리가 대표주자로 나서다=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재학중인 중국인 유학생 조달과 씨는 복분자는 한국의 와인이라며 맛이 깊고 깨끗하다고 칭찬이다. 조 씨는 “한국에서 공부한 지 6년이 넘었다”며 “경희대 파전거리에서 친구와 막걸리를 마시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이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중국인 친구들과 한국술을 마시면서 한국문화에 한 번 더 취한다.

해외에서 전통주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막걸리가 전통주의 대표주자로 그 몫을 톡톡이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의 수입 주류 규모는 6.8억 달러로 수출 주류의 규모인 4억 달러보다 1.7배 높은 수준이었으며 이는 10년전 2.6배에 비해 격차가 축소돼 승했다.

노영환 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은 “막걸리의 수출은 2009년부터 두드러지는데 이는 한국 드라마와 K-POP을 통한 한류열풍이 점점 확산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이것이 한국의 음식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술까지 인기를 얻는 요인으로 나타난 것이다”고 말했다.

막걸리의 한류는 2003년도 ‘대장금’이 중국과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연예인과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이후에도 국내 드라마 ‘선덕여왕’, ‘성균관 스캔들’등도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한국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그렇게 점차 외국인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의 문화에까지 전이됐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음식, 그리고 한국 술로 세분화된 것이다.

더불어 한국의 전통주가 인기를 얻는 데에는 웰빙(well-being)의 트렌드의 확산과 저도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진화된 막걸리 선보이니 그 입맛 사로잡네=한국 막걸리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한류팬의 열광적인 한국사랑뿐만 아니라 한국 주류업체의 막걸리 연구 및 개발과 치밀한 현지 시장 조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해외인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 개발이다.

롯데주류는 국내 막걸리업체 서울탁주와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 ‘서울막걸리’를 개발해 지난해 일본시장에 론칭했다.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오종현 롯데주류 해외사업팀 책임은 “3.6조엔 수준에 이르는 일본 주류시장에서 신제품이 출시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되는 경우는 3%도 되지 않는다”며 “서울막걸리는 일본 소비자들이 깔끔한 맛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당도와 산도를 조절해 단맛을 강화하고 음료처럼 즐길 수 있게 탄산을 첨부해 알코올 도수 6%의 막걸리로 2011년도 목표수출량의 2배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일반 막걸리는 외국인에게 쓴 맛이 강하게 여겨지며 와인을 선호하는 외국인에게는 뒤끝이 개운하지 못한 편으로 인식한다. 한류만 믿고 전통주를 해외시장에 선보인다면 분명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오 책임은 “국내 여러 업체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전통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해외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진화해야 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주 열풍, 언제 꺼질지 몰라…한국의 풍류문화로 발전시켜야=한류 열풍 덕에 외국인에게 막걸리가 인기를 얻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이것도 한 순간이며 이대로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막걸리에서 다양한 국내 전통주로 인식을 확산시키며 이것이 하나의 한국 풍류문화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 협회장은 “전세계인 즐기는 술들도 처음엔 그 맛이 입맛에 맞지 않지만 점차 그것을 즐기기 시작한다”며 “이는 그 술이 맛있어라기 보다는 그 술을 마시면서 그 나라의 주류문화 즉 그 술과 함께하는 분위기를 함께 즐기기 때문이다”고 평했다. 이어 “와인의 경우에도 와인을 마시는 그 분위기와 그 문화를 한국인이 동경하고 특히 와인이 뭔가 상류층 이미지를 풍기면서 자리잡은 것도 인기에 한 몫했다”고 덧붙였다.

술을 마시는 것은 풍류문화를 즐기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주가 세계인이 즐기는 주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풍류문화로 접근해야 한다. 문화적인 접근이 배제되면 말 그래도 전통주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또 노 협회장은 “음식(飮食)의 한자를 살펴보면 마실 음(飮)이 먼저 나오는데 즉 먹는 것은 마시는 것과 함께 어우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우선시 될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며 “그러나 한국 전통 음식과 관련된 박람회를 둘러보면 음식과 함께 마실 것을 선보이면서 해외 와인들을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식과 전통주의 어울어진 음식으로 조화로운 입맛을 소개해야만 한국의 문화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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