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의 상당수가 중국 투자를 축소하고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등 다른 신흥국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라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와 경영컨설팅업체 롤랜드보고거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2%가 이 같이 답했다.
응답자들은 인건비의 상승과 외국기업의 시장 접근을 막는 규제장벽, 중국의 경기둔화 등에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지난해 민간기업의 도시근로자 연봉은 4만2452위안(약 786만원)으로 전년보다 14.3% 늘었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잇따라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유럽 기업인들은 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8.2%로 지난해 전체 성장률인 9.2%를 크게 밑돌았다.
데이비드 쿠치노 중국 EU 상공회의소 의장은 “2009년 당시 중국 정부가 펼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서 외국기업은 소외됐다”면서 “이번에도 유럽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유럽 기업인의 48%가 중국의 규제장벽으로 사업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1~4월 중국으로 유입된 유럽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동기 대비 2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FDI도 전년보다 2.4% 줄었다.
쿠치노 의장은 “FDI 감소가 유럽 재정위기 때문 만은 아니다”라며 “중국 내 기업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대표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등이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BNP파리바 등 유럽 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중국의 신뢰성에 의문이 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유럽 지원의사를 밝혔으나 오히려 은행들이 유럽에서 돈을 빼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