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증시 좌충우돌]반성문 쓰는 애널리스트

입력 2012-05-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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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증권부 팀장

국내증시가 폭락하자 어김없이 증권사들이 자기반성 목소리가 나왔다. 코스피지수가 그리스 디폴트(국가부도) 가능성 제기로 1900선이 붕괴될 때만 해도 애널리스트들은 1850선을 지지선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800선이 붕괴되자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사태를 너무 낙관했다고 자기반성을 시작했다. 결국 지난 22일 김석 삼성증권 사장까지 나서 이메일을 통해 “주가급락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해 송구스럽다” 밝혔다.

지난해에도 주가가 폭락하자 애널리스트들이 반성문을 쏟아냈던 일이 있다. 불과 1년도 안 돼 다시 반성문을 쓰는 애널리스트들의 심정은 어떨까. 똑 같은 일이 6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다시 반복됐다. 지난해 애널리스트들의 반성이 진정성을 가지고 썼던 것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주가 예측 영역은 아무리 신의 영역이라 하지만 불과 6개월 지난 시점에서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다른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보다 상대적으로 연봉을 적게 받으면서 욕은 가장 많이 먹는 것은 사실이다. 상대적 박탈감과 스트레스로 다른 분야로 이직을 많이 하는 쪽도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다. 점점 노련한 배테랑 애널리스트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성이 약해졌다 해도 억대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로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섹터 애널리스트들도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들과는 달리 자기반성이 없다. 분명 주가예측은 보통 6개월 예상치를 적용해 평가한다. 시황에 따라 목표주가가 변한다면 투자자들이 과연 애널리스트들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섹터애널리스들도 자기반성이 해야한다.

예전에 친분이 있는 한 투자자가 증권사 내부보고서를 좀 구해 볼 수 없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 투자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분명 외부보고서와 다른 내부보고서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만큼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을 만나다 보면 대부분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투자자는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자기가 투자했던 종목에 낙관적 전망이 실려 있어 마음의 위안을 삼기 위해 본다”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자기반성을 시작으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분명 투자자들도 주가예측은 신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좀 더 정확한 분석과 한 번 더 발로 뛰는 분석 보고서가 나온다면 실수가 있더라도 이해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다.

투자자들은 다시 시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자기반성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 점을 애널리스트들이 가슴속에 한번 새겨두기를 바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마음이다. 잘못된 보고서 하나가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자기반성이 사라지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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