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신음하는 中企]기술개발·차별화·도전정신…‘성공 DNA’스스로 배양

입력 2012-05-14 09:09 수정 2012-05-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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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극복한 중소·중견기업

불황의 여파로 국내 산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대기업은 그래도 견딜 만하다. 기업 규모가 작을 수록 양극화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소·중견기업들의 자생력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인큐베이팅(incubating)에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요소요소에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지속성장 유전자(DNA)를 스스로 배양해 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들 기업의 성장비결은 뭘까. 이들의 공통점은 ‘기술력, 차별화, 도전정신’이다. 이를 통해 꾸준한 매출 향상은 물론 산업계의 창조적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다날은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회사들과 휴대폰결제 서비스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이동통신산업협회(CTIA)에서 휴대폰결제 서비스 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독보적인 기술…글로벌 무대서 ‘당당’= 정보통신(IT) 기술을 해외에 역수출 하고 있는 다날은 독보적인 ‘휴대폰 결제 서비스’로 글로벌 장벽을 무너뜨렸다.

국내에서 보편화된 휴대폰 결제는 해외에서는 아직 낯선 방식이었다. 다날이 이를 바꾸어 놨다. 현재 휴대폰 결제는 미국과 중국, 대만, 영국, 독일 등 5개국에서만 사용하는데, 모두 다날의 기술이 적용됐다.

200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다날은 2009년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 와이어리스(Verizon Wireless)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2010년 AT&T, 2011년 스프린트(Sprint), T모바일(T-Mobile)과도 휴대폰결제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5월에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1월과 3월에 각각 영국과 독일의 최대 이동통신회사와 휴대폰결제 계약을 맺었다.

다날의 최종 목표는 국가간 휴대폰결제(IPN, International Payment Network) 서비스다. IPN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자유롭게 휴대폰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국내 휴대폰 사용자가 미국이나 영국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휴대폰결제로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날의 류긍선 대표는 “IPN 서비스는 전 세계 휴대폰결제 인프라를 통합하고 있는 다날에서만 가능한 차세대 결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슈프리마는 지문·얼굴 등 바이오인식 독자 기술을 110여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은 △바이오인식 솔루션 △출입통제·근태관리 바이오인식 시스템 △전자여권판독기 기반 출입국관리시스템 △범죄자 신원확인 ID솔루션 등에 사용되고 있다.

슈프리마는 2000년 설립 당시부터 국내 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며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결국 2004년과 2006년 지문인식 알고리즘 세계대회(FVC)에서 연속 1위를 수상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세계 최고의 지문인식 기술업체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최근에는 최첨단 얼굴인식 기술을 탑재한 ‘페이스 스테이션’(FaceStation)을 발표해 다시한번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슈프리마는 전 세계 950여곳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70%이상을 수출에서 달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슈프리마의 한 직원이 최근 개발한 얼굴인식 기술이 탑재된 ‘페이스 스테이션’(FaceStation)을 해외 바이어에게 소개하고 있다.
◇차별화로 승부 “따라올 자 없다”= 자동차 소프트웨어(SW) 개발 솔루션 전문업체인 MDS테크놀로지는 임베디드(embedded) 시스템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자동차, 휴대폰, 디지털기기, 국방·항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1300여개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MDS테크놀로지는 SW개발을 단순한 코딩(coding)차원이 아닌 공학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기획부터 유지보수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 전체에 기술, 인력, 프로세스 등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로써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는 실시간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MDS테크놀로지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솔루션은 한층 더 진화된 기술로, 회사가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의 산물이다.

MDS테크놀로지 이상헌 대표는 “기존 모바일 및 자동차 SW분야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DS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액 611억원 중 자동차분야 매출이 전년대비 62% 상승한 140억원에 달했다. 회사 설립 이후 줄곧 모바일 분야가 캐쉬카우(cash cow)였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자동차분야가 회사의 성장구도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마미로봇은 지난해 삼성·LG 등 대기업과 경쟁에서 로봇청소기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자체기술로 탄생시킨 ‘SSW’(spider spinning web) 청소 알고리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SSW’ 알고리즘은 거미가 거미줄을 치듯이 방과 거실을 효율적으로 청소하며 침대나 소파 아래도 구석구석 청소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특화된 기술이다.

이 회사 장승락 대표는 “매년 매출액의 1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대기업과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당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미로봇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00% 신장한 100억원을 달성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녹색에너지대전에서 자사의 주력제품인 콘덴싱 보일러와 녹색에너지기기를 대거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불모지 개척하며 ‘1인자’로 시장 선도=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로 이루어진 사업포트폴리오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50년간 제지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솔제지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산업용지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지종인 특수지부문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내수시장 포화에 대비하고 선진 시장에 고품질, 고가격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는 한편 친환경제품을 포함한 블루오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산업용지 부문에서는 2011년 2월 인수한 대한페이퍼텍의 골판지와 기존 백판지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수익성을 최대화할 방침이다. 특수지 부문에서도 감열지에 대한 시장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장항공장에 2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증설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보일러의 수출산업화를 이끈 경동나비엔은 중국 현지 생산판매 법인, 업계 최초의 미국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재 30여국에 제품을 내보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온수기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시장에서는 일본기업이 선점한 순간식 가스온수기 시장을 파고들어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시장의 후발 주자로 거대 북미시장부터 노린 것이 모험일 수 있었지만 순간식 가스온수기의 장점과 콘덴싱 기술을 접목해 열효율을 높이고 우수한 온수성능을 갖춘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경동나비엔은 이 같은 뚝심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신흥 보일러시장인 러시아에서 유럽기업들을 제치고 올해 벽걸이 가스보일러시장 1위에 오르는 등 성가를 높이고 있다.

시스템창호 전문기업은 이건창호는 100% 주문제작 생산방식을 적용해 다양한 규격과 디자인의 제품생산이 가능한 유연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태양광창호 시장을 개척하며 업계 최초의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을 개발했다.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는 기존의 단순 PV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달리 건물의 외벽이나 지붕, 창문에 일체화되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위한 별도의 구조물이나 공간이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다. 2008년 5월 국내 최초로 공장건물 지붕에 박막 형 모듈을 사용한 27.44kW급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해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일부는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여 만들고 있다.

이건창호는 최근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염료감응형태양전지(DSSC)를 개발해 실제 건물에 적용함으로써 태양광창호 기업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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