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 김연아가 골프선수였다면?

입력 2012-05-06 09:58 수정 2012-05-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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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연합(연합)
역시 ‘피겨여왕’ 김연아(고려대)였다.

관객들의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터졌다. 마치 경기장이 떠나갈 듯.

‘어린이날’을 맞아 E1 구자용 회장(한국프로골프협회장)이 마련한 ‘E1 올 댓 스케이트 스프링 2012(All That Skate Spring 2012).

‘아이스 쇼 향연’이었다. 서울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4일 개막한 스케이트 빅 이벤트다.

내노라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팬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는 피겨잔치였다.

‘피겨 파라다이스(樂one)’를 주제로 진행됐다. 출전자들이 대부분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어서 놀라운 기량을 발휘했다.

다만, 스타들이면서도 멋진 기술을 보여주려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쿵”하고 넘어질 때면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에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선수들의 표정은 환하게 웃음을 지어보였지만 진땀이 났을 것이다. 만일 대회였다면 가슴은 타들어갔을 터.

하지만, 이날만큼은 그들도 스트레스를 잊은 채 스케이트 날을 빙판에 마음껏 지쳤다. 물론 팬들에게는 그들의 실수도 하나의 재미였다.

김연아는 1부에서 멋진 남장 연기를 선보였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왔다. 어느 덧 김연아는 소녀에서 퀸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남자로 변신해 팬들에게 묘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러던 김연아는 2부에서 나비처럼 날아가는 세계 최고의 피겨여왕으로 다시 태어나 그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피겨 스케이트의 모든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김연아만이 가진 열정과 현란한 기술, 그리고 환상적인 연기로 팬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사로잡았다.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캐롤리나 코스터너(이탈리아)는 물흐르는 듯한 무대를 선보였고, 2010년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 알리사 시즈니(미국)는 따스한 미소에 우아한 고난도 스핀을 구사하며 팬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았다.

제2의 김연아로 불리는 차세대 기대주 곽민정도 바비인형처럼 빙판위에서 아름다운 비상의 날개 짓으로 진한 감동을 연출했다.

한국 남자피겨의 기대주 김진서는 그동안 숨겨온 끼와 가능성, 그리고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신세대다운 톡톡 튀는 연기로 팬들에게 감동의 물결을 안겨줬다. 특히 그의 기술에 곁들인 춤 솜씨에 여성 팬들은 한동안 환호성을 지르며 최고의 순간을 즐겼다.

미국의 자존심 에반 라이사첵은 천상의 스케이트 연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관중들로 하여금 열광적인 함성을 이끌어냈다.

유럽 강호 스테판 랑비엘(스위스)은 어린아이처럼 해맑고 순수한 연기를 연출하며 마치 피터팬처럼 팬들에게 자신의 자유로움을 가득 담아 선물했다.

‘빙판의 마법사’ 우크라이나의 블라디미르 베세딘과 올렉세이 폴리슈츄크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들은 아크로바틱으로 인상깊고 코믹한 퍼포먼스를 연출해 이날 ‘올 댓 스케이트’를 찾은 관객들에게 배꼽잡는 웃음과 즐거움을 안겨줬다.

2시간 동안 빙판 스타들의 경기가 아닌 연기에 푹 빠진 팬들. 아마도 올댓스케이트를 보면서 팬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김연아의 기량과 표정 연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6일 마지막 쇼가 열린다.

‘피겨의 타이거 우즈’ 김연아가 골프선수의 길을 걸었다면 지금쯤 세계적인 스타가 됐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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