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가 뜬다]"그만 쉬라고? 아직 창창하다오"…취업전선‘은빛 물결’

입력 2012-04-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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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노년 "죽는 날까지 일하겠노라"

그 동안 청년백수·고졸 미취업 등 젊은 층의 취업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노년층에 대한 일자리 문제는 ‘소홀히’ 다뤄진 것이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했고, 노년엔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것을 당연시 여겨졌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면 ‘집에서 쉬어야 한다’는 편견은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사회와 기업은 물론 피고용자인 노년층에서 이런 인식은 급변하고 있다.

▲최근 노년층에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은퇴 후 취업에 나서는 노인 인구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초구 방배노인복지관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소양교육 현장.
◇ “생존 때문에 VS 그냥 쉬는건 싫어”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80.5세지만 직장 퇴직 연령은 이보다 15년가량 짧은 55세다. 퇴직 후 10여 년을 직장을 가지지 않은채 생활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등 사회복지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하지만 무직으로 아무런 수입 없이 생활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노년들은 경제적 문제에 부딪혀도 자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원치 않는다.

‘한국 노인의 삶의 변화 분석 및 전망’에 따르면 바람직한 노후 생활비 마련 방법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0.1%의 노년층은“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자녀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답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인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져 자녀에게 기대는 것보다 스스로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보고서에 따르면 노년층의 근로 활동율은 65~69세 39.9%, 70~74세 32.0%, 75~79세 23.6% 를 차지하고 있다. 노년층의 근로활동이 결코 낮은 수준이라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는 노년층. 생계를 위해 또는 사회생활의 연장을 위해 직업을 찾는 노년층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충분한 직장과 질 높은 직업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 일자리는 높은 경쟁율을 유지한다.

서울 서초동 한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 김상도(가명·60세) 씨. 그는 경비원 생활을 한지 2년이 다 됐다.

이름을 대면 모두 알만한 큰 대기업에 다니다 퇴직해 아파트 경비원으로 입사했다.

김씨는 돈을 벌기 위함보다 사회생활을 지속하고 싶어 경비원을 선택했다고 했다. 일을 하다 힘들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곧 일을 그만 둘 수도 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생계전선’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

실제 김씨와 같은 아파트에 근무하는 홍선우(가명·65)씨는 생계형 노년 직장인이다. 홍씨는 자식들이 있지만 모두 형편이 어려워 본인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고 한다.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이 있어 일하기가 힘이 들지만 생계를 위해서는 그만둘 수 없다.

◇ 노년층, 제2의 취업 전쟁…‘일자리 찾아 삼만리’

이미 우리나라 65세 인구 빈곤율은 45%에 달한다. 노인 10명 중 4.5명이 빈곤층에 속하는 수치다. 이런 통계가 보여 주듯 일자리가 없으면 생계를 이어 갈 수 없는 노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노년층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자리의 질적인 면에서 철저히 소외받고 있다. 2008년 기준 65세 이상 노년층의 직업은 농어업이 가장 많은 60.5%를 차지했고 단순노무직이 21.5%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런 통계치는 실제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시 종로구 노인취업알선센터의 경우 서비스업, 경비업, 청소업 등이 노인 취업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자리는 최고임금이 곧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이다. 노인취업알선센터에서는 그나마 최저임금을 지켜 직장을 소개하고 있지만 사설 직업소개소나 개인이 찾는 직장들은 최저임금 개념 조차 없다.

이런 노년들의 일자리 찾기에 정부도 최근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맥도날드 등 1200개 기업과 함께 시니어 인턴십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3000개, 올해는 3500여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50%의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부담은 크지 않다”며 “보조사업비 지원기간이 지나도 많은 기업은 고용했던 노년층을 그대로 고용승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 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 성창호 사회복지사도 “기업은 물론 일반 개인의 노년층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이들은 노하우와 감각은 물론 젊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일들도 모두 잘 해주기 때문에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는 노년층에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 사업 등 개인의 경제력과 요구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 스스로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형 일자리 사업은 노년층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초구 방배노인종합복지관 최현호 팀장은 “복지관에서 시장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커피숍을 열었다”며 “이곳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획득해 커피숍에서 근무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는 예전과 달리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탓이 아니겠느냐”며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노년층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 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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