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패션에 빠진 한국]日 유니클로 1위 질주…토종, 반격 박차

입력 2012-04-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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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vs국내 브랜드

▲자라 명동점에 고객들이 쇼핑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 명동매장에 고객들이 들어가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중저가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패스트패션(SPA)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주자 유니클로는 2005년 한국에 진출해 올해 2월 기준 매장 총 68개로 6년 만에 약 12배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내달 25일에는 경기도 용인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외형 점포도 선보이고 2014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스페인 브랜드 ‘자라’도 롯데 외 경방 타임스퀘어, 엔터식스 등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렇게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명동과 강남역 등 서울시내 주요 상권을 이미 접수한 데 이어 지방 주요 상권까지 전 방위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들 중 유니클로가 4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라(2700억원), H&M(750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다른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자라를 보유한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의 오이쇼와 미국 유명 의류업체인 아베크롬비&피치의 홀리스터가 국내 진출할 사실상 확정 짓고 영국, 스페인, 미국 등의 SPA 브랜드들도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국내 패션업체들은 해외 SPA브랜드의 집결지나 다름없는 명동에 대규모 SPA 매장 오픈으로 정면 승부를 걸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8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뜻이 담긴 브랜드명을 내걸고 지난 2월 24일 에잇 세컨즈 명동점을 열었다.

자라, 망고, H&M 등이 입점한 눈스퀘어 바로 인근에 터를 잡은 에잇세컨즈는 오픈 당일 매출만 1억 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제일모직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장 5개를 낼 계획이다. 김진면 제일모직 패션사업 2부문장은 “에잇세컨즈를 통해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패션시장 공격을 방어하고 2015년부터는 중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패션시장에 적극 진출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의 글로벌 SPA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월 29일 600㎡ 규모로 여성 SPA 브랜드 미쏘 매장을 오픈했다. 미쏘는 명동 중앙거리의 엠플라자(자라, 포에버21 입점)와 H&M 매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해외 SPA 브랜드 의류를 사러 온 고객들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잠깐씩 들러 손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해 매장 위치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쏘 명동점은 한국 여성 체형에 맞는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직장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략 상품을 대폭 확대한 것. 트렌치코트·재킷·야상점퍼가 4만9000~6만9000원, 블라우스·셔츠·카디건·바지는 2만9000~3만9900원 등으로 일반 상품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이랜드그룹은 스파오와 미쏘로 지난해 각각 700억원, 600억원의 매출을 내며 순항 중이다. 매장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19호점인 명동점에 이어 1일에는 NC백화점 부산대점에 20호점을 여는 등 올 한 해에만 20개 매장을 추가로 출점한다. 이랜드는 이를 통해 미쏘를 연매출 1500억원의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초 론칭한 에이다임의 스파이시칼라는 팝 컬처를 콘셉트로 지난해 2월 론칭한 한국 토종 SPA 브랜드다. 지난해 싱가포르 주롱포인트몰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말레이시아 고급 백화점, 하반기에는 중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국내 유통업체도 SPA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자사 SPA 브랜드 데이즈(Daiz)를 통해 봄 신상품을 출시했다. 남녀 피케 티셔츠를 1만1900원, 라운드넥 티셔츠를 9900원 등에 판매한다.

데이즈는 이마트의 PL(Private Label·자체상표) 상품으로 출발한 뒤 2010년 SPA로 전환해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올렸다. 이마트는 2015년까지 데이즈 연매출을 4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토종SPA 브랜드들은 걸음마 수준이라 성인이나 다름없는 해외SPA 브랜드의 공세에 어떻게 맞설지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다”며 “SPA상품의 특성상 결국은 트렌디한 제품을 얼마나 신속하게 얼마나 저렴한 내놓는냐, 즉 가격과 비용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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