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을 말하다]"세상 안 바뀐다"‘3포세대’늘고

입력 2012-04-1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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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하는 청년들

“투표요? 그거 꼭 해야 하나요? 해봤자 별 소용도 없던데요 뭘...”

우리 사회의 88만원 세대가 겪는 좌절은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와도 그 궤를 같이 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88만원 세대’의 절판 이유에 대해 “20대들의 행동 변화가 없어서”라고 털어놨다. 행동(투표)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현주소는 이번 4·11 총선에서도 확인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19대 총선 전국 투표율은 54.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18대 총선(46.1%)에 비해 8.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20대는 45.0%, 30대는 41.8%로 여전히 젊은층의 경우 전체 투표율을 밑돌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답답한 현실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실제로도 2030세대는 침묵하는 정치 아웃사이더로 분류된다. 20~30대 유권자 비율은 높지만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데 따른 해석이다.

◇ 답답한 현실…정치적 무관심·냉소주의 불러 = 전문가들은 20~30대 젊은 층에서 정치적 허무주의가 생기는 것은 생기는 자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현재 2030 세대는 치솟는 물가와 등록금, 실업난과 사회양극화 등 경제적·사회적 압박으로 깊은 무력감에 빠져 있다. 연애·결혼·취업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三抛)세대’의 등장은 이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빈둥빈둥 놀고 먹는 비(非)구직 니트족도 지난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일을 하지도, 학교를 다니지도, 직업훈련을 받지도 않는 청년(15~34세)이 100명 중 7.5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2030 세대들은 자신이 행사한 한 표가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함에 스스로를 ‘행동하지 않는 젊은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에 ‘일할 의욕’마저 상실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주요 정당들은 ‘반값등록금 실현’‘청년실업 해소’ 등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핵심 유권자인 2030 표심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젊은층의 좌절감을 해결해 줄 근본적인 대안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선거 때면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반값 등록금 공약역시 그 때마다 재원마련의 벽에 부딪힌 전례가 있어 정당 내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소중한 내 한표 던져봤자…“정책 변화는 섣부른 기대”=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씨는 “투표 당일 출근을 한데다가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아 굳이 시간을 내투표하러 갈 필요성을 못느꼈다”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선거 후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다는 생각에 애초부터 별다른 기대감도 없었다”고 푸념했다.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층은 ‘정권 교체’와 ‘현재 여당에 대한 반감’이 크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것 같은 소수진보정당에 표를 던지자니 사표(死票)될까 아예 투표를 포기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김주애(22)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고향인 경북 포항이라 투표를 하려면 부재자 신청을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다.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로 바빠 여유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투표장으로 발길을 옮겨봤자 대안 정당의 당선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도 한 몫했다.

김씨는 “생각해뒀던 후보가 별다른 정책대안 없이 전 정권의 심판만을 얘기하는 데 크게 실망했다”며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같은 공약을 내건 다른 후보를 뽑을까도 생각했지만 특정 정당 지지율이 굉장히 높은 지역구 특성상 나 하나 투표 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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