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야당 잠룡들 대선에서 활약상은?

입력 2012-04-18 14:59 수정 2012-04-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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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이 끝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더욱 견고해진 반면 야권은 잠룡들의 무한경쟁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처럼 ‘박근혜’라는 확고부동한 대선 주자를 선거운동 전면에 포진하지 못한 게 총선 패배의 주원인으로 꼽혀 당 체제 정비 후 빠르게 대선 경선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총선 직후 야권 잠룡들의 대권 도전 선언이 백가쟁명식으로 불거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이 향후 어떤 식으로 연대를 이뤄 나갈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절반 승리에 대망론 시들’ 문재인 = 야권 내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부산 사상에서 ‘정치신인’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를 물리치고 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대권경쟁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대권주자로서 확장성을 보여줘야 하는 문 고문의 총선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부산 사상에서 당초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으나 정치 초년생인 손 후보와의 격차는 불과 11.2% 정도였다.

더욱이 부산 사하갑·을과 사상, 북강서갑·을, 김해갑·을, 양산 등 ‘낙동강 벨트’ 8개 선거구에서 기대 이하의 의석수를 확보함에 따라 문 고문의 대권후보로서의 역량이 과대평가돼 왔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고문은 ‘낙동강 벨트’에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경남 지역에 민주당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진력했다. 선거 직전 주말에도 문 고문은 서울 지역의 지원유세를 마다하고 부산·경남을 사수했다.

아쉬운 부산·경남(PK) 총선 성적표를 내놓은 문 고문의 성적으로 인해 ‘문재인 대망론’이 한계를 노출하면서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 입지가 넓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고문이 활동한 ‘낙동강 벨트’에서 민주당이 얻은 의석은 3석뿐이다. 자력으로 당선된 조경태 의원을 제외하면 본인과 민홍철(김해갑) 등 2명뿐이다. 문 고문은 자신의 정치 고향인 부산에서조차 박 위원장을 넘지 못하고 지역구에만 갇혀 있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반면 당선까지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부산진갑 등 4~5곳에서 의미 있는 민주당 표를 끌어낸 것을 큰 의미라 평가하는 해석도 나온다.

◇ 손학규 ‘민주당 패배에 반사효과’ = 민주당의 총선 패배로 손학규 상임고문의 입지는 기존보다 넓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공천에서 구 민주계가 물갈이되고 친노무현 계열이 다수 입성한 민주당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대망론’을 깨고 유력 후보군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 패배로 손 고문은 한명숙 대표의 사퇴, 친노진영에 대한 당내 불만 폭발 등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또 손 고문이 전력 지원했던 수도권 전체의 성적이 비교적 좋았다는 점에서 대선주자로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 김병욱 후보나 측근인 송두영 후보(경기 고양덕양을) 등이 패하긴 했지만 신학용(인천 계양갑) 이찬열(경기 수원갑) 이춘석(전북 익산갑) 등 다수의 측근 그룹이 당선됐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던 손 고문은 바로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각종 정책 구상을 조만간 책자로 엮어 출판기념회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손 고문이 수도권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 기여했으나 정작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분당을은 지켜내지 못해 위상에 금이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세균, 정치1번지 승리…‘빨라진 보폭’ =정세균 상임고문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거물급 상대 후보인 홍사덕 새누리당 의원을 물리침으로써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의 측근인 홍 의원을 꺾었다는 점에서 당내 영향력이 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4선을 했던 호남 지역구(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를 떠나 종로에 전격 출마한 정 고문은 지난 12일 측근인 전병헌 의원과 함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를 찾아 “19대 국회에서 언론 노동자 파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행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정 고문의 대중적 지지도가 낮다는 점과 친노진영과 가까운 편이어서 지지기반이 문재인 상임고문과 겹치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정동영 총선 고배…‘정중동 행보’= 정동영 상임고문은 서울 강남을에서 고배를 마심에 따라 당분간 ‘정중동’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고문이 비록 이번 선거에서 패했지만 강남을 이라는 야권이 도전하기 힘든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점과 자신의 지역구(전북 전주덕진)를 버리고 힘든 지역에 출마한 기여도를 당이 인정해줄지가 관건이다.

정 고문이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패배했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대권 경쟁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고 보는 시각도 공존한다. 정 고문은 당분간 민생 현장을 체험하면서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울상’ 천정배…낙선에 전 지역구까지 뺏겨 = 정동영 상임고문과 마찬가지로 야권의 불모지인 서울 송파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낙선한 천정배 의원의 향후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노무현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천 의원은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과의 대결에서 3.3% 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 의원이 송파을 후보로 나서기 전 16년간 다진 안산 단원갑 지역은 새누리당 후보에게 넘어갔다.

◇유시민, 총선 약진 .. 이회창 입지 위축 =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4·11 총선에서 약진 덕에 연말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반면 미니정당으로 전락해 버린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의 경우 대선은 커녕 당 존립까지 위태한 지경에 이르렀다.

유 대표는 비록 비례대표 당선에 실패했지만 전국적으로 당이 선전하는 바람에 표정이 그리 어둡지는 않다. 유 대표는 통진당의 정당지지율을 20%로 장담하면서 비례대표 12번을 선택했지만 실제 지지율이 미치지 못하는 바람에 당선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통진당이 선전함으로써 정치적 리더십은 어느 정도 인정받게 됐다. 당내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대선주자로서 적당한 시점에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 3석, 비례대표 2석으로 단 5석만을 확보하며 군소정당으로 몰락한 선진당 이 전 대표의 경우 입지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의 존립기반인 충청권을 상실한 선진당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합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현재로선 당 대표를 맡는 등 전면에 나설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공천에 불만을 품고 명예 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는 등 리더십에도 흠집을 냈다. 또 자신의 지역구이던 충남 홍성·예산을 측근인 서상목 전 의원에게 넘겨줬으나 의석 확보를 하지 못했고, 비서실장을 지낸 임영호 의원 등이 줄줄이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당 주도권을 놓고 심대평 전 대표와 심각한 갈등을 보였던 이 전 대표가 총선 패배 후 심 전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면 자연스럽게 당 전면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대연합 등을 통해 연말 대선에서 다른 당과의 합당 등을 시도할 전망도 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 나름의 보수 지분을 갖고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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