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의 시선파괴] ‘연예인 사찰 다큐’ 감상법

입력 2012-04-06 09:24 수정 2012-04-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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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연예팀장

다큐멘터리. 전통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고발하는 영화의 한 장르다. 소재와 연출력에 따라서 좋은 다큐와 나쁜 다큐로 나눠볼 수 있겠다. 우선 좋은 쪽은 존재하는 사실을 바라보는 카메라 포커스를 진실 쪽에 좀 더 가져갈 때 나온다. 그럼 나쁜 다큐는. 진실과 객관성의 허울을 뒤집어 쓴 허구의 실체다. 어느 쪽이든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 현실로 포커스를 돌려 보자. 대관료 한 푼 들이지 않은 ‘페이크’ 기반 다큐가 상영 중이다. 제작비는 공교롭게도 알게 모르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놀랐나. 실제 그렇다.

다큐의 주제는 연예인 사찰이다. 지난 참여 정부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른바 ‘친노좌파’ 연예인들이 주인공이다. 여기서 ‘친노좌파’는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 모두 공교롭게도 이 단어 하나로 묶여서 불린다. 내용은 이렇다. 상영 중인 다큐의 기획자인 정권 실세에게 찍힌 주인공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권력에 미운털이 박혀 밥그릇마저 뺐기고 쫓겨난다. 세상은 앞 다퉈 이들을 피해자로 몰았고, 정권의 희생양이라 불렀다. 그들은 일자리를 빼앗겼지만 이른바 양심 있는 ‘소셜테이너’로서 이름값을 높였다. SNS를 활용해 대중들과 더욱 소통하는 길을 택한 ‘친노좌파’ 연예인들은 자신이 출연 중인 다큐의 기획자에게 연이어 반기를 들고 다른 행보를 보인다. ‘되로 주면 말로 받는다’는 옛말을 가슴에 담고 실천 중이다.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이 당한 것 같다는 늬앙스를 물씬 풍겨대고 있다. 여러 진보 성향의 언론들까지 가세해 단독 입수란 문건을 치켜들며 다큐의 기획자를 시대의 폭정가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들의 꼴사나운 말꼬리 잡기가 보기 역겨웠던 보수 성향 매체들도 적극 반론을 펼친다. 입수 문건은 연예인 비리 사건이 집중된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문제의 ‘친노좌파’ 연예인들은 오히려 사찰로 인해 혜택을 받았단 어불성설을 늘어놓는다. 연예기획사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이뤄지던 시기에 “정권이 대중들의‘친노좌파’연예인에 대한 표적수사 시비를 두려워 해 특정 연예인에 대한 비리 수사를 그만 뒀다고 문건에 명시돼 있다” 주장했다. ‘소셜테이너’ 혹은 ‘좌파 연예인’으로 불리는 특정인들이 연예 비리 조사와 관련해 제대로 수사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꼬집는다.

다큐 기획자로 몰리는 정권의 입장은 두 발 더 나아간다. 무조건 자신은 아니란다. 한 많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망자의 이름을 끌어당기며 책임을 돌린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다큐의 시대적 배경이 빠졌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어느 날이다.

그럼 여기서 궁금증.

하나. 이 영화, 흥행 가능성은 보이나?

둘, 좋은 다큐로 보이나 아니면 나쁜 다큐인가.

셋, 흥행하고 나면 수익은 누가 차지할까?

넷, 그 사람이 승자인가 아니면 패자인가.

당신은 지금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돈으로 만들어진 구린내 나는 영화 한 편을 감상 중이다.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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