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울시까지 나선 수수료 압박

입력 2012-03-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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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정치경제부 기자

“안 그래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를 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굳이 서울시까지 나설 필요가 있나 의문입니다. 서울시만 너무 앞서 추진하게 되면 지역별 형평성 문제도 있고요.” 국내 모 카드사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시는 중소상인 카드수수료 인하를 추진 중이다. 특히 시는 올해 첫 타깃으로 택시의 카드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했다.

시는 4월 1일부터 3개 카드사(삼성·현대·비씨카드)의 서울택시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2.1%에서 1.9%로 인하된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나머지 카드사와는 오는 7월 1일 재계약 시 1.9%의 수수료를 적용하도록 협의 중이고, 2014년까지는 모두 1.5% 수준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카드사가 취하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특히 중소 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보다 평균 2.79% 높기 때문에, 중소상인의 부담 해소를 위해 수수료 인하를 확대하겠다는 게 시의 방침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금융감독 당국의 강한 영업규제와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여건으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울상이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1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을 보면, 작년 전업카드사(KB국민카드 제외 6개사)의 순이익은 약 1조3000원이며, 지난해 3월 분사한 KB국민카드를 포함한 순이익은 1조5382억원이다. 전년도 2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급한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일반 카드회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수수료가 낮게 설정되면 카드회원에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고, 연회비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는 카드이용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자를 다독여 약자와 나눠 갖도록 하고픈 시의 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균형’을 잃어선 안 된다.

이번 택시 카드수수료 인하 건만 해도 그렇다. 택시회사 및 기사들의 하소연에 귀 기울이기 이전에, 택시 미터기 조작과 바가지 요금 근절 등 보다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하고 볼 일이다. 그래야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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