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삼성 vs 애플, 스마트 전쟁 '두 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

입력 2012-03-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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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협력관계…아이폰 출시 후 라이벌로

1980~1990년대 삼성과 소니는 최대 라이벌 관계였다. 물론 우리나라 기준에서 특히 그랬다. 삼성은 소니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졌던 게 사실었다. 그러나 결국 삼성은 소니를 물리쳤다.

2012년 현재, 삼성과 애플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라이벌이다.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은 전세계에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한 최고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런 애플을 위협할 수있는 기업은 삼성 뿐이다.

▲삼성전자의 최신 IT 제품과 각종 디지털 컨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강남역에 위치한 딜라이트샵.
◇삼성-애플 전쟁의 서막= 삼성과 애플의 관계는 지난해 4월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급속히 악화됐다. 사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8조원이 넘는 부품을 구입한 최대 고객사다. 올해도 삼성전자로부터 110억달러(한화 약 13조원) 규모의 부품을 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라면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과 애플의 협력관계는 약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플의 전 CEO 고 스티브잡스는 지난 1983년 11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을 만났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때였다.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된 스물여덟의 새파란 젊은 사업가였다. 이병철 회장은 그 자리에서 “굉장히 훌륭한 기술을 가진 젊은이”라며 “앞으로 IBM과 대적할 만한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이건희 회장도 잡스와 몇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이재용 사장도 미국 애플 본사를 종종 방문했고 잡스가 아이폰 샘플을 직접 가져와 특징을 꼼꼼히 설명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지난 30년 협력관계가 경쟁관계로 바뀌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삼성 갤럭시탭을 향해 ‘도착 즉시 사망(DOA)’할 것, 삼성은 모방자(카피캣)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결국 애플은 지난해 4월1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제품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 삼성은 협력관계를 의식해 최대한 대응을 자제했지만 일주일 후 특허소송을 제기하며 공세로 전환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4월 21일 “애플사 뿐만 아니고 전 세계 우리하고 전혀 관계없는 전자 회사가 아닌 회사들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못이 나오면 때리려하는 그런 원리”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마켓에서 28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애플(1710만대)을 제치고 판매량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아이폰4S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사망에 따른 ‘후광 효과’에 힘입어 글로벌 마켓에서 3700만대나 팔리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경쟁이 다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애플은 전세계에 마니아 층을 보유하며 최고 IT 기업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애플 본사 모습.
◇모바일 패권을 잡아라= 삼성과 애플이 전세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모바일 스마트 기기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을 잡기 위해서다.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도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해야 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공은 애플이 가져갔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아이폰을 내놓으며 전세계 모바일 생태계를 바꿔 버렸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쇼크에 한국 안방시장까지 내주면서 비상이 걸렸다. 패스트팔로우어(빠른 추격자) 전략에 자만하며 기다리다 역풍을 맞은 것이다. 기존 사업과 달리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은 후발사업자들이 따라붙을 시간적 여유를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삼성이 애플을 따라잡게 된 원동력은 아이러니하지만, 애플이다.

아이폰 쇼크 이후 이건희 회장은‘젊은 삼성’을 표방하며 인적 및 조직 재편을 서둘렀고,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메시지를 통해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자”고 주문했다. 패스트팔로우어가 아닌 퍼스트무버 전략을 강조했다.

과거 화려한 명성을 떨쳤던 일본의 소니가 급격히 쇄락한 것이나, 애플의 아이폰이 기존 시장질서를 무너뜨린 사례를 반면교사를 삼겠다는 선제적 포석이었다. 이를 통해 애플을 따라잡은 것은 물론이고, 갤럭시 노트라는 창조적 제품을 내놓으며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모바일 시장 패권 전쟁은 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스마트폰의 기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갤럭시S 3(가칭)’를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도 올해에는 뉴아이패드를 출시한 데 이어 아이폰5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은 피를 말릴 정도로 치열하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양명군은 “하늘에 두개의 태양은 있을 수는 없다”며 죽음을 택한다. 삼성과 애플의 글로벌 전쟁은 누가 먼저 양보할 분위기가 아니다. 하늘 아래 하나의 태양으로 남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이처럼 전쟁을 벌이면서도 이를 발판으로 인류를 바꿔놓을 혁신 제품과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른바 세기의 라이벌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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