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란 제재 동참…美에 칭찬받은 日, 속은 ‘부글부글’

입력 2012-03-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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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대체 원유 확보 시급·이란산 원유 관련 보험 적용 금지…에너지난 우려

일본 정부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조치에 적극 동참함에 따라 자국 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일단 피했다.

하지만 산넘어 산.

이란산 원유 수입량 감축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할 지, 원유는 어디서 조달해야 할 지 막막하다.

또한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거래와 관련된 재보험 계약이 금지되면서 일본은 이르면 4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 수입을 대폭 삭감한 일본과 유럽연합(EU) 10개국에 대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새 금융제재법(국방수권법) 적용을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밥 메넨데즈(민주), 마크 커크(공화)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제안한 이 제재안은 이란 중앙은행과 금융거래를 하는 외국은행에 대해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해 환거래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본을 본받아야 한다”며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전력난에 처하면서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15~20% 삭감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일본은 지난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란산 원유를 많이 수입한 나라였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마크 두보위트 민주주의방위재단 이사는 “이번 조치로 시장의 불안감이 사라지고 일본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경제산업상은 21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간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40% 줄인 점과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한 대지진 이후에도 계속 줄인 점을 강조, “미국이 이 같은 일본의 노력을 알아줬다는 의미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이란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수입량의 8.8%였다.

하지만 업계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일본 정유업체들은 ‘이란 리스크’를 우려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더 줄일 움직임이다.

JX닛코 일본석유에너지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4월부터 하루 1만배럴 줄여 8만배럴로 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모석유는 “오랫동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기 때문에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1월부터 수입량을 하루 1만배럴 줄였다.

기업들의 이란 리스크는 이 뿐만이 아니다.

EU가 지난 1월 결정한 제재 조치는 이란산 원유 수출입 금지는 물론 이란과의 원유 거래와 관련된 보험 및 재보험을 EU 역내의 보험사가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EU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23일 결정, 7월부터 전면 실시할 예정이다.

일본의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원유 거래 관련 보험에 대해 대부분을 재보험에 가입해 리스크를 억제해왔다.

문제는 재보험 가운데 70~80%를 유럽 보험사에 가입해 제재 조치가 적용되는 7월 이후는 재보험이 무효화한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이 보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해운업체는 원유 수송이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유럽 보험사로부터 재보험을 인정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정유업계가 이란산 원유 수입 계약을 경신하는 4월께부터 수입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EU에 제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손해보험·정유·해운업계는 보험금을 대폭 낮춰 원유 거래를 계속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해운업계가 공동으로 원유를 수송하거나 페르시아만 내에서 동시 운항하는 선박을 줄이는 방안도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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