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류 '카르페디엠族']저축은 남의 일…'3포 세대'까지 등장

입력 2012-03-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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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이하 가계저축률 하락폭 최고…비혼·만혼 확산

◇“당장 쓸 돈도 부족한데 저축은 무슨” = 2012년 현재‘오늘만을 사는’ 2030 카르페디엠족에겐 ‘금기’가 돼 버린 말들이 있다. 바로 저축이다. 청년실업난으로 인한‘수무푼전(手無分錢)’의 현실에 저축은 꿈도 못꾼다. 먹고사는데 문제없는 젊은층들도 저축에 대해선 같은 시선. 버는 족족 쓰는 것에 익숙한 이들에겐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욕구가 저축의 상위의 개념이다. 미래에 대한 대비는 뒷전. 그저 앞날의 일보다 눈앞의 일을 우선시하는 본능에 충실하면 된다.

‘지난 10년간 전 연령대 중 39세 이하 가구주 가계저축률 하락폭 최고’. 이같은 통계수치에 삼성경제연구소는 실업상태가 계속되거나 정규직 대신 임시·일용직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 데 1차적인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국민연금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저축 의지를 꺾는다고 말한다. 통장에서 매달 적잖게 빠져나가는 연금액수를 쳐다보며 “에잇, 나중엔 연금으로 어떻해든 먹고 살겠지”라는 생각은 커져간다.

하지만 젊은층의 저축 감소로 국가경제는 큰 몸살을 앓을 수 있다. 마치 나비효과와 같다. 20~30대는 미래 가계 경제의 주축이다. 지나치게 현재의 소비에만 집중한 나머지 저축을 하지 않는 습관이 되풀이 된다면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마저 흔들리게 된다는 점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 이를 두고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은 “금융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일자리를 구하고도 저축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은 보통 안정적인 부모님의 경제력에 기대고 있는 것. 하지만 결국 노후에 집한채 밖에 남지 않게 될 베이비부모 세대 부모들의 지원은 언젠가 끊긴다. 저축 없는 세대가 우리 경제의 주축이 될 수록 금융회사의 수신구조에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소비주체인 가계의 저축이 줄어들면 투자재원이 부족해져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해외의존도 증가로 금융의 불안전성도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번 뿐인 인생,결혼은 왜 해” = 현재 카르페디엠족이 확산되는 대한민국엔 젊은층의 비혼(非婚)화와 만혼(晩婚)화 현상이 혼재돼 있다. 최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발표에 따르면 서울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000년 27.25세에서 2010년 29.82세로 2.57세, 남성은 29.65세에서 32.16세로 2.51세 많아졌다. 또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 10년간 20대 인구중 혼자사는 비율은 7.2%(2000년)에서 11.6%(2010년)로 증가했으며 30대의 경우도 같은 기간동안 5.1%에서 10.1%로 크게 상승했다.

젊은이들이 이처럼 결혼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 것은 왜일까. 만성화된 청년실업, 양육비에 대한 부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는 보육환경 등은 결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까지 작게 한다. 일자리 부족으로 기성세대보다 출발점 자체가 늦은데다 평생 고용불안에 시달릴 커지면서 2030에게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 여우같은 아내, 토끼같은 자식을 위해 안정적인 보금자리 하나마저 마련해줄 수 없다는 분노와 절망도 결혼과 출산 포기로 이어진다. 불안정한 미래 탓에 20~30대 열 중 넷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세대’라는 설문조사 결과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은 사회를 영속시키는 힘이다. 젊은이들이 결혼에 대한 의지와 필요성을 잃어버린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흑빛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저출산이 야기할 우리사회의 미래는 끔직하다. 갈수록 증가하는 노인부양 부담과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김영철 KDI 연구위원은 저출산 문제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양육비 부담완화, 보육시설 확충 등의 출산장려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혼남녀가 현실적으로 혼인장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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