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성하 "'화차' 300만 셔플댄스? 기회 주면 멋지게 한판"

입력 2012-03-12 15:22 수정 2012-03-1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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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이란 기자
배우 조성하와 마주했다. 지난해 KBS 2TV ‘1박 2일-명품조연 특집’ 출연 당시를 떠올렸지만, 아직도 그에겐 영화 ‘황해’ 속 살벌한 조폭 두목 ‘김태원’의 모습이 아로 새겨져 있었다. 우선 눈빛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1997년 영화 ‘인샬라’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에 얼굴을 내비쳤다. 화제를 모은 2001년 ‘화산고’에서 ‘선생 5인방’ 중 한 명이 조성하였다면 혹시 놀랄까.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선 중후한 왕(정조)도 그였다. 영화 ‘집행자’에선 사이코패스로도 나왔다. 참 다양한 얼굴이 잠깐 동안 스쳐 지났다.

지난주 서울 신문로 한 카페에서 만난 조성하는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난 태생이 물컹한 남자”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초반의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한 나름의 배려 멘트였다.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 ‘화차’로 첫 주연을 맡았다. 이젠 명품 조연을 넘어 명품 주연까지 꿰찰 심산인가보다. 조성하는 이런 물음에 ‘옆집 아저씨’ 눈웃음으로 “그냥 ‘화차’ 밖에 할 게 없었다”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그는 “드라마 ‘로맨스타운’ 때였다. 변영주 감독이 ‘시나리오 한 번 봐라’며 전화가 왔다”면서 “일단 공식적으로 첫 주연이라 욕심이 났지만, 내용이 참 재미있었다. 만나서 얘기를 나누며 스토리 수정이 계속됐고, 완성본을 본 뒤 ‘이 정도면 꽤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 고이란 기자
‘화차’는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우에 따라 원작을 읽고 캐릭터를 잡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조성하는 절대 원작을 읽지 않는 타입이란다. 특히 이번 영화는 더욱 그랬다고.

조성하는 “단순한 논리다. 원작을 읽으면 원작 속 인물의 잔상이 머리에 남는다”면서 “소설 ‘화차’와 영화 ‘화차’는 완전히 다른 구조다. 되도록 시나리오 안에서 캐릭터를 뽑아내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화차’에 대한 팬들과 언론의 평이 뜨겁다. 호평 일색이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란 말이 가장 많다. 김민희의 미스터리함과 이선균의 멜로스러움을 조성하가 탁월하게 조율했단 평이다. 달리 표현하면 조성하는 ‘화차’에서 자신을 철저히 숨겼다.

그는 “그렇게도 내가 보이지 않았나(웃음)”면서 “(연기) 기술적인 면에서 내가 맡은 종근은 경선(김민희)과 문호(이선균) 사이의 감정과 이성적 균형을 잡아줘야 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극의 무게 추 역할을 담당했단 것.

조성하는 ‘화차’를 포함해 ‘황해’와 ‘파수꾼’을 통해 영화배우로 한 단계로 업그레이드 됐다. 세 작품 모두 공교롭게도 누군가를 쫓는다. 또한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이었다. 세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황해’의 나홍진, ‘파수꾼’의 윤성현, ‘화차’의 변영주 감독 모두 크랭크인 전부터 조성하에게 무한 사랑을 보냈었다고.

▲사진 = 고이란 기자
조성하의 설명에 따르면 ‘화차’의 종근역은 기획단계부터 변 감독이 조성하를 염두에 두고 썼던 역할이었다. 변 감독이 ‘대왕 세종’ 속 조성하의 반듯했던 이미지를 깨보고 싶은 욕망이 컸었다고. ‘황해’의 경우 ‘김태원’ 역에 충무로 배우 800여명이 오디션을 봤단다. 조성하 역시 오디션 제의가 왔지만 놀랍게도 당시 그는 거절했었다. 결국 나 감독이 “대체 누군지 얼굴 좀 보자”며 만남을 제의했고, 곧바로 캐스팅이 됐단 것. ‘파수꾼’은 대학 후배인 윤 감독이 직접 캐스팅 전화를 했다. 전체 촬영 스케줄 조정까지 하며 조성하에게 출연을 부탁했다.

소위 ‘잘 나가고 주목받는 감독’들에게 찜을 당한 기분이 어떨까. 중년의 달관함일까. 별 대수롭지 않단 듯 그는 “능력보단 나의 절실함을 알아봐 준 것 아닐까”라며 “난 철저한 생계형 배우”라고 선을 긋는다.

▲사진 = 고이란 기자
데뷔 후 첫 주연작 ‘화차’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초반이지만 상당한 분위기다. 지난 8일 개봉 후 일주일 만에 100만에 가까운 누적관객수를 기록 중이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힌 300만 셔플댄스 공약이 충분해 보인다.

그는 “장근석 정도의 스텝은 밟아줘야 하는데 큰일이다. 250만이 되면 연습이 들어가려 한다”면서 “만약 관객 분들이 기회를 주신다면 한 번 멋들어지게 춰보겠다”고 몸을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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