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샤넬의 오만

입력 2012-02-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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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콧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내년부터 전 세계 항공기 기내에서 제품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그런데 이유가 재밌다. ‘기내 면세점 판매가 샤넬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샤넬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교육받은 전문인력이 샤넬의 품격이 묻어나는 매장에서 판매를 해야한다는 게 샤넬의 주장이다.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카트를 밀면서 다른제품들과 함께 판매하는 행위는 샤넬의 품격을 훼손한다는 의미다.

샤넬은 그동안 가방과 보석 등의 럭셔리 제품은 백화점과 시내·공항면세점에서 판매를 하고 화장품과 향수 등은 백화점은 물론 기내 면세점에서 판매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이제 샤넬의 모든 제품은 전문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샤넬의 결정이 오히려 매출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처가 줄어들면 매출이 감소해야 하는 게 상식이지만 그 반대라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지불하더라도 명품을 구매한다. 가격이 높을수록, 구매하기 어려울 수록 명품의 가치는 높아진다. 더욱이‘명품=비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은 우리나라의 경우 가격이 오른다거나 한정제품이라는 소문이 나돌면 더욱더 구매량이 늘어난다. 샤넬이 가격을 올리기 전에 SNS 등을 통해 일부러 인상 소식을 알리는 누설마케팅을 하는 것도 이런 꼼수에서 비롯된다.

‘기내면세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샤넬’의 가치는 더욱더 높아지고 소비자들은 더욱더 샤넬에 끌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고객들을 현혹하는 샤넬의 마케팅 기법이다. 샤넬 철수로 인해 기내면세점이 크게 위축되면서 다른 명품 브랜드의 연쇄 철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나마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살 기회를 소비자는 박탈당하는 것이다. 샤넬은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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