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모노즈쿠리’ 왕국] ② 기로에 선 자동차산업

입력 2012-02-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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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본이 위험하다. 지난해 3월 대지진 이후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주식회사 일본’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워크맨 신화의 주역인 가전은 물론 자동차, 반도체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등 전반적인 경제 상황마저 기업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일본의 제조업을 긴급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흔들리는 가전왕국…TV가 족쇄

② 기로에 선 자동차산업

③ 벼랑 위의 반도체산업

‘신흥국과 경쟁하지 마라, 디지털화에 보폭을 넓혀라, 부가가치를 높여라…지나간 악몽은 잊어라’

일본 자동차 업계에 특명이 떨어졌다.

대량 리콜 사태, 동일본 대지진, 태국 홍수 등 예기치 못한 악재에다 고질병인 엔고까지 겹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최근 2~3년간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세노오 겐이치로 일본 도쿄대 교수는 저서 ‘기술력의 일본이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에서 “일본 자동차 산업에 소리 없이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15년 안에 괴멸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휩쓸려 고철이 된 자동차들이 흉물스럽게 몰려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휘발유차에서부터 하이브리드차, 전기자동차 등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2만~3만개에 이르는 기계 및 전자 부품으로 구성된 휘발유차는 부품간 세밀한 조정을 필요로 하는 접합 기술의 절정으로서 일본 기업이 자랑으로 삼는 분야였다.

보급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는 구조가 더 단순해지고 조립 방식도 간단해져 업계에서는 수평분업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완성차 메이커를 톱으로 산하에 여러 부품 업체를 거느린 현재의 수직형 피라미드 구조가 무너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노오 교수는 일본 자동차 산업은 현재 근본적으로 사업 모델을 혁신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의 자존심인 도요타는 2008년 꿰찬 글로벌 왕좌를 제너럴모터스(GM)에 내주고 독일 폭스바겐에도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메릴린치의 가타야마 에이지 애널리스트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일본 기업의 실력 저하를 우려했다.

일본 차업계의 저력을 무시할 순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 차업계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부문에서 무서운 기세로 후일을 도모하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전기차 벤처 테슬라모터스,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치요시증권의 아키노 미쓰시게 자산운용부장은 “디지털화 시대에는 부품을 조합하는 식의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일본 자동차 산업도 머지않아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차업계는 엔고 여파를 피하기 위해 생산의 해외 이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주 규슈에서 만들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랜더’의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대지진과 극심한 엔고에도 ‘일본 내 생산’과 ‘일자리 보전’ 입장을 고수하던 도요타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닛산도 중국 인도 브라질 동남아시아 등지에서의 생산량을 확대하는 등 생산의 해외 이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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