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빠담빠담' 김범, 꽃미남 진화론을 논하다

입력 2012-02-08 06:55 수정 2012-02-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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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생은 NO” 복서·호스트 이어 4차원 천사까지 팔색조 도전

(사진=킹콩엔터테인먼트)
속쌍커풀이 매력적인 눈, 귀여운 미소, 작은 얼굴, 적당히 묵직한 목소리까지. 김범은 흔히 말하는 꽃미남의 조건에 꽤 잘 들어맞는 배우였다. 적어도 JTBC 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 이하 ‘빠담빠담’)의 4차원 천사 이국수를 만나기 전까진 그랬다.

웨이브 헤어스타일, 체중 11kg 감량 등 눈에 띄게 달라진 외모로 돌아온 김범은 이국수라는 캐릭터를 만나 2달여간 ‘인간’들을 위해 참 무던히도 애를 썼다. 하늘도 날고, 총도 맞고, 기적도 일으키면서 극의 곳곳에서 활약했다. ‘빠담빠담’의 종영을 하루 앞둔 6일, 판타지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김범을 서울 삼청동 소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트콤으로 얼굴을 알린 김범은 이후 6년간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다. 시트콤의 귀여운 찌질이 ‘하숙범’을 의식한 탓일까. 소년원·호스트바 등 다양한 장소를 누비며 매 작품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다. 귀여운 옆집 남동생 같았던 그는 거친 복서로, 세상에 찌든 호스트로 종잡을 수 없는 질주를 이어왔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꽃미남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오해’를 하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김범은 “변화는 배우의 의무”라고 말했다. 멋없이 교과서적인 답이었지만 실상 김범의 지난 6년간 연기생활은 그가 말하는 배우의 ‘의무’를 이행하는데만 집중돼 있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이후에 생각지 않게 1년 공백을 가지고 만난 작품이 ‘빠담빠담’이다. 좋은 시기에 성장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을 만났다.”

(사진=킹콩엔터테인먼트)
작품 선택의 기준은 ‘변신’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다. 연하남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연상녀 상대 애교 연기를 펼칠 작품은 피했다기보다는 기회가 없었다. 김범은 “달콤한 연기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다. 특별히 남성미가 강하거나 어두운 캐릭터를 고집하는 건 아니다”면서 “작품을 선택할 때 전작과 다른 색을 보여드리는 것을 기준으로 삼긴 하지만 무리해서 ‘변신’을 꾀하려고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첫 공백기 이후 만난 ‘빠담빠담’에서 김범은 주인공 강칠(정우성 분)의 수호천사 국수로 분했다. 국수는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이 천사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를 굳게 믿으면서 스스로의 역할을 자각하는 캐릭터다. 국수는극중 화자 역할을 하며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타이틀롤 이상의 무게감을 자랑했다.

그는 “국수는 정말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캐릭터였다. 국수가 정말 천사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을 정도였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감독, 작가가 설명하기를 ‘국수는 사건의 중심에서 각 사건을 통해 변화해가는 캐릭터’라더라. 그 변화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범은 이국수를 통해 연기자로 입지를 굳게 다졌다. 오열, 고성, 액션 등 강한 연기부터 애잔한 감성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에 매회 호평이 쏟아졌다. 잘생긴 혹은 예쁘게 생긴 배우에서 이제는 자타공인 연기를 곧잘하는 배우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서 너해 전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씁쓸한 기억은 이제 옛말이다.

‘빠담빠담’은 배우이기에 앞서 스물넷 청년 김범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강칠의 수호천사 국수로 사는 동안 사람이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진실됨, 생명의 소중함 등 추상적인 것들부터 곁에 늘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 등 잊고 지내기는 쉽지만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김범은 “‘빠담빠담’을 통해 국수를 만난 건 내 삶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는 말을 끝으로 몇 초간 생각에 잠겼다.

숨고르기를 마친 그는 “사실 그동안 나는 캐릭터 안에 나를 가두는 편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쩌면 현실 도피일 수도 있다. 캐릭터와 나를 동일시하고 일상은 돌아보지 않다보니 가끔 내 스스로 갈피를 잃을 때도 있었다”면서 “1년 공백 그리고 이번 작품은 내 지난 시간들, 내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빠담빠담’은 내려놨지만, 자연인 김범으로 돌아가는 것은 사양이다. 드라마 종영 직후 광고 촬영차 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재충전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는 빠듯한 촬영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 시나리오를 살펴 차기작을 결정할 계획이다.

“재충전? 그냥 바로 새 작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내가 알고 보면 좀 워커홀릭이다.(웃음) 아직도 드라마든 영화든 촬영장에 있는 게 그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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