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타임 전문가 칼럼]바쁜 아빠를 위한 놀이, 원격놀이

입력 2012-01-26 14:3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권오진 아빠학교장
모여라! 주말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아빠들은 모여라! 별보고 출근하고, 달보고 퇴근하는 아빠들은 모여라! 잦은 해외출장으로 아이를 볼 시간이 거의 없는 아빠들은 모여라! 아이와 소통이 잘 안되는 아빠들은 모여라! 또한 주말부부 아빠들도 모여라! 드디어, 위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놀이를 소개한다.

바로 ‘원격놀이’다. 원격놀이란 과연 무엇인가? 바로 하루에 한 번, 아빠가 아이와 한 번의 통화를 하는 것이며, 1분 이내의 통화를 하는 놀이다.

그 짧은 1분의 통화가 바로 바쁜 아빠들을 위한 훌륭한 놀이가 된다. 도대체 그 1분으로 어떻게 놀이가 된단 말인가? 그 비밀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기존의 방법으로서 아빠가 아이와 통화를 하는 사례를 통하여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살펴보자. 아이가 미취학인 경우, 아빠는 아이와 통화를 할 때, 물론 처음에는 ‘반갑다’, ‘사랑한다’ 라는 표현을 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엄마의 말 잘 들어라’ ‘밥 잘 먹어라’ ‘책 많이 읽어라’ 등의 표현을 한다. 이런 표현의 핵심은 주종의 관계이며 명령형이란 사실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입장에선 처음 통화를 했을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통화가 끝나는 순간 그 무언가 부담이 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아빠와의 통화는 늘 기다리지만 또한 부담 속에 통화를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아빠의 입장에선 아이를 사랑하기에 그런 표현을 하지만 결국 넘치는 사랑을 전한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아이와 좋은 감정을 나누는 것, 그저 허물이 없이 통화를 하는 것, 그로 인해 아이가 늘 아빠를 생각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원격놀이의 핵심이다.

필자의 원격놀이 성공사례를 보자. 우선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늘 집에 오는 시간을 계산하였고, 집에 도착한 후 30분 전후에 전화를 한다.

‘따르릉...’ 그러면 아이는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그러면 ‘아빠다. 유치원에는 잘 갔다왔니?’ ‘네’ 그러면 그 다음은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었니?’ ‘아빠, 오늘 돈가스를 먹었어요.

그런데 너무 맛있었어요’ ‘오~, 돈가스는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 아니니. 오늘 정말 좋았겠구나’ ‘네’ ‘그럼 이따 보자’ 하며 전화를 끊는다.

사실, 통화의 내용도 별것이 없으며 시간도 불과 1분 이내에 완료한다. 그러면 위의 실패한 사례와 비교를 하면 무엇이 다른가? 바로 아이의 관심사항을 한 가지만 물어보고 마무리를 한다는 점이며 친구와 같이 편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무엇을 하라는 명령형의 표현은 전혀 없다.

아이는 늘 누구나 주위의 관심과 칭찬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의 일을 했을 때,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원격놀이의 핵심은 바로 아빠가 아이가 관심이 있는 한 부분을 물어보고 종료하는 것이 전부다. 그것이 원격놀이의 핵심이다. 너무 간단하다.

그런데 매일 아이의 점심 이야기만 할 것인가? 아니다. 몇 가지만 체크를 한 후에 수첩에 적으면 된다. 1.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2.아이의 친구이름 3명. 3.유치원이라면 원장 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이름이다.

이것이 전부이며 수첩에 내용을 적는다. 그리고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며 하루에 한가지씩만 물어보면 된다. 그러면 아이의 입장에선 그런 아빠의 전략을 알지 못한다.

오히려 ‘아빠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 ‘아빠는 나의 관심사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까?’ ‘아빠는 나를 가장 사랑하고 있어’ 라며 아빠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감이 형성된다.

주중에는 너무 바빠서 아이의 얼굴을 보기가 어려운 아빠라면 ‘주중시리즈 원격놀이’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 이건 원격놀이의 응용이다.

한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월요일에는 통화를 하면서 ‘우리 이번 주 일요일에 어디갈까?’라고 묻는다. 그럼 아이는 놀이동산이나 동물원 등을 가고 싶어한다.

이 말만 듣고 ‘알았어. 아빠가 생각해보고 내일 통화하자’라고 끊는다. 화요일 통화는 ‘아빠는 동물원이 좋은데 어때?’라며 아이의 추인을 받는다. 그러면서 ‘우리 그 날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그러면 아이는 ‘아빠, 자장면, 탕수육, 돈가스’ 등을 말한다. 그러면 ‘아빠가 생각해보고 내일 통화하자’라면 끊는다.

수요일에는 ‘점심먹고 무슨 놀이하면 좋을까?’ 그러면 ‘야구, 축구..’등을 말한다. 그러면 다시 내일 통화하자며 끊는다. 이렇게 주중에 전체에서 세부적인 것까지 아이와 1분통화로 상의를 한다.

그러므로 아이는 이미 주중에 아빠와의 통화를 하면서 동물원에 갈 준비를 계속 한 것이다. 일요일이 되면 아이는 주중에 아빠를 한 번도 본적이 없음을 전혀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와 빨리 가려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아빠를 깨운다. 아빠를 보는 순간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팔짝팔짝 뛰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주중에 아이를 한 번도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분통화로 아이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해외출장이 잦을 경우, 비슷한 시스템으로 하면 된다. 무조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 사오면 과정이 생략되기에 원격놀이를 할 기회를 박탈당한 격이다. 좋은 놀이거리를 놓치는 결과가 된다.

만일 아이가 인형을 좋아한다면 전화를 해서 ‘아빠가 다음 주에 인형을 사러가는데 어떤 인형이 좋아?’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상황적으로 변경이 있다면 ‘여기는 네가 원하는 인형은 없고, 이러저러한 인형들이 있는데 어때? 아니면 아빠가 내일 다시 인형가게에 들러볼께’ 이런 식으로 한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아빠가 열심히 노력을 하며 고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아이의 마음속에는 아빠가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늘 아빠는 늘 자신에게 최고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말부부인 경우, 아빠가 아이를 일주일에 한 번 만나게 된다. 기존의 관념적인 통화를 아이와 하게 되면 아빠와 아이는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경우도 해외출장의 경우나 혹은 주중시리즈원격놀이를 하면 빠른 시간에 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동안 우리 아빠들은 관념적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많은 놀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놀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아이와 놀 수 있다.

바로 원격놀이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놀이법이며 소통법이다. 또한 바쁘고, 얼굴을 마주보는 시간이 적더라도 누구나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법이며, 짧은 시간에 효율적인 관계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시간 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다. 시간이 많다고 반드시 현명하게 살 수는 없다. 오히려 현명하게 사는 사람이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는 사실이다. 주위 사람 중에 ‘바쁘다, 바쁘다’라며 눈썹을 휘날리며 산다고 그 사람이 좋은 아빠일 수는 없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거대한 파도 속에 있다면 그 파도가 사람을 금방 삼켜버린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죽은 사람은 파도를 원망할 것이다. 그러나 웨이크보드를 타는 사람에게 그 파도가 크면 클수록 더 많은 기쁨과 환희를 주는 멋진 도구이다.

원격놀이란 바로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는 멋진 시간관리법이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노는 멋진 아이와의 놀이법이다.

‘바쁘다’ 속에 파묻혀서 사는 것이 아니라

‘바쁨’ 속에서 여유있게 살아가는 멋진 방법이다.

이제, 원격놀이를 즐겨보자.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놀이가 최고의 교육입니다" 키즈타임(www.kiztime.com)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로 주목…'지역사랑상품권', 인기 비결은? [이슈크래커]
  • '2024 어린이날' 가볼만한 곳…놀이공원·페스티벌·박물관 이벤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단독 금융권 PF 부실채권 1년 새 220% 폭증[부메랑된 부동산PF]
  • "하이브는 BTS 이용 증단하라"…단체 행동 나선 뿔난 아미 [포토로그]
  • "'밈코인 양성소'면 어때?" 잘나가는 솔라나 생태계…대중성·인프라 모두 잡는다 [블록렌즈]
  • 어린이날 연휴 날씨…야속한 비 예보
  • 2026학년도 대입 수시 비중 80%...“내신 비중↑, 정시 합격선 변동 생길수도”
  • 알몸김치·오줌맥주 이어 '수세미 월병' 유통…"중국산 먹거리 철저한 조사 필요"
  • 오늘의 상승종목

  • 05.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438,000
    • +4.59%
    • 이더리움
    • 4,311,000
    • +2.5%
    • 비트코인 캐시
    • 630,500
    • +5.26%
    • 리플
    • 741
    • +1.79%
    • 솔라나
    • 201,400
    • +4.24%
    • 에이다
    • 651
    • +1.56%
    • 이오스
    • 1,165
    • +3.83%
    • 트론
    • 174
    • +0.58%
    • 스텔라루멘
    • 157
    • +1.9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700
    • +4.26%
    • 체인링크
    • 19,590
    • +2.57%
    • 샌드박스
    • 630
    • +3.9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