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희망은 있다]藥값인하 난국…미래성장동력 新藥 개발로 정면돌파

입력 2012-01-25 11:30 수정 2012-01-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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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글로벌 R&D 활성화 “성공하면 10년 독점…수익성 확보”

“신약개발만이 희망이다, 글로벌 연구개발(R&D)로 위기를 정면돌파하자”

연초 국내 주요 제약사 CEO들의 일성이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미래 먹거리 준비에는 소홀할 수 없는 것이 CEO들의 숙명이다.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있는 신약개발은 국내 제약업계의 당면 과제다. 올해 제약사들이 위기극복의 대안으로 내건 키워드 역시 R&D 활성화를 통한 신약개발이었다.

이같은 배경에는 신약만이 장기적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성공 확률도 낮은 편이지만 일단 성공하면 특허권에 의해 10여년 이상 독점권이 주어져 비교적 높은 약가가 오랜기간 유지된다. 향후 10년은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는 상당한 수익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약가인하 원년을 맞아 올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R&D 화성화를 통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으로 글로벌 혁신신약 올인= 실제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올해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사활을 걸였다. 동아제약은 창립 80주년이 되는 올해를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강신호 회장은 시무식에서“올해는 매출이 감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신약 개발과 해외 수출 비중을 확대해 세계적 제약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자”고 강하게 주문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12월 내놓은 자사 개발 3호 신약인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이 올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와 슈퍼 박테리아 항생제 ‘DA-7218’도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및 제품 허가 등록을 위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최근 수퍼박테리아타겟 항생제에 대한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글로벌 신약으로의 탄생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녹십자는 주력부문인 혈액제제와 백신을 비롯해 바이오베터,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총 20여 개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구축, 8건의 해외임상을 추진하거나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연초 매년 매출액의 7∼8%를 투자해왔던 R&D 비용을 올해부터 1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웅제약도 올해 경영방침으로‘글로벌 R&D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특히 올해는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등 임상개발을 가속화해 글로벌 신약 개발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이종욱 사장도 연초“강력한 파이프라인은 대웅제약의 핵심적인 미래가치로, 앞으로 적극적인 R&D투자를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위기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최근 몇년간의 실적부진을 더 이상은 좌시할 수는 없다는 비장한 각오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유망 신약을 도입하고 북경한미연구센터와 신약 네트워크를 본격 가동해 수십개의 전임상 및 임상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R&D위해 조직개편까지…정부지원도 절실= JW중외그룹은 최근 R&D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R&D 활동을 관장하는 R&D기획실을 신설하고, 글로벌 임상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 올해는 윈트(Wnt) 표적항암제와 주사제로 나와 있는 대장암 치료제를 먹는 약으로 바꾼 개량신약 ‘나노 옥살리플라틴’의 해외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6년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윈트항암제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적 신약으로 임상시험신청(IND) 승인을 받고 미국내 임상1상시험에 들어갔다. 이 치료제가 개발에 성공하면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란 게 회사 측의 기대다.

LG생명과학은 올해 독자기술로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인 서방형 인성장호르몬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성인의 성장호르몬 결핍에 사용되는 성인용은 임상을 마치고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소아의 왜소증치료제인 소아용 성장호르몬은 임상 3상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 서방형 성장호르몬이 미국에서 승인을 얻으면 팩티브, 밸트로핀에 이어 국내 개발 의약품의 미국 FDA 승인 3호, 개량 바이오신약 1호가 될 전망이다. 서방형 인성장호르몬은 기존에 하루 한 번 투여했던 방식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개선한 바이오의약품이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제약사들의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가 우선이다. 하지만 글로벌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만 1조원가까운 비용이 들어가는 현실에서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조헌재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괄약가인하로 당장 판관비부터 줄여야 하는 제약사들은 자칫하다간 신약개발의 동력마저 잃을 수 있다”며 “약가인하로 인한 피해 상쇄 차원에서라도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보건복지부 등 유관 부처가 협력해 이제부터도 중장기적인 R&D 지원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천연물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나고야의정서도 넘어야 할 파고다.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된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의정서’에 따르면 타국의 유전자원을 이용한 제품 판매 시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제약산업은 그 특성상 해외 유전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의정서 발효 시 업계에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손미원 동아제약 이사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천연물 신약 등이 출시되면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들은 천연물을 외국에서 수입해 천연물 추출물를 사용한 혼합추출물”이라며 “이 같은 파생물까지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면 신약개발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출시되는 신약 = 지난해 제약업계는 4개의 신약을 출시해 세계 10위 신약개발국에 진입했다. 1999년 7월 국내 신약 1호 SK케미칼의 ‘선플라주’가 탄생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현재 18개의 국산신약이 출시됐다. 지난해 새로 국산신약 대열에 합류한 주인공은 신풍제약의‘파라맥스’(말라리아치료제), JW중외제약의‘제피드’(발기부전치료제), 동아제약의‘모티리톤’(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녹십자‘신바로’(골관절염치료제) 등이다. 하지만 신약에 있어서 국내 제약업계는 여전히 배고프다.

올해도 임상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정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국산 신약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들 신약들은 혁신성은 물론 시장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달 초 식약청으로부터 국내 제 18호 신약으로 정식 시판허가를 받은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신약‘슈펙트(성분명:라도티닙)’은 벌써부터 글리벡을 능가할 유망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양약품은 슈펙트가 안전성, 우수성, 경제성 면에서 유리한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2001년 글리벡출시 이래 이어져온 다국적사 독점 체제를 무너뜨려 토종신약의 자존심을 세워나가겠다는 각오다. 회사 측은 약가협상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이르면 오는 5월 2차치료제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셀트리온도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와 동일한 효능의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약청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제품은 허가를 받으면 상업화에 성공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최근엔 메디포스의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도 식약청으로부터 제조 및 판매에 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카티스템은 제대혈 유래세포를 원료로 하는 퇴행성관절염 및 무릎연골 손상 치료제다. 연내 제품이 출시되면 지난해 나온 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에 이은 세계2호 줄기세포치료제가 등장하는 셈이다.

특히 이 제품은 동아제약이 판매에 나선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디포스트와 판권 계약을 맺은 동아제약은 카티스템의 시판허가가 완료되면 국내시장을 직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는 “이번 카티스템 개발이 난치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폐질환 등 후속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신경병성통증 신약을 2013년 출시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이 치료제에 대한 임상1상을 마치고 임상2상을 진행중에 있다. LG생명과학도 당뇨병치료제도 출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약은 당뇨병치료제 신약 ‘제미글라딘’(DPP-4치료제) 제품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를 취득한 후 하반기에 약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 놓는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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