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원유 수입 금지조치…韓동참 압박

입력 2012-01-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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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런 정부 원유시장 안정·부작용 최소화 난제 떠안아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란산 원유 금지조치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17일 방한한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은 “모든 파트너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의 이란 제재 동참을 분명하게 요구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 담당자과 차례로 만나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연결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 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한 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한미 양국이 이란 문제와 관련해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 타격 불가피…경제 주름살 커질 듯 = 미국측에서 우리 정부에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강경한 미국의 요구로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이란산 석유수입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유가격의 급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경제에 큰 주름살이 가지 않게 하면서, 대미 관계에도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어려운 난제를 떠안았다.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아인혼 조정관과의 면담에서 “많은 국민이 이란 제재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신중한 답변을 내 놓았다.

김 차관보는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최근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이란 제재 참여 입장을 밝혔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우리 정부의 이같은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란산 원유감축이 동맹국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우리는 모든 일을 원유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시장에) 이런 신호를 보낼 수 있고 부작용 없이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한국 정부의 우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 대폭 줄여야 국방수권법 벗어나 = 미국이 이처럼 강경한 자세로 나오고 있는 것은 지난 1일 발효된 미국의 국방수권법 때문이다.

이 법은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어떤 경제 주체도 미국의 금융기관과는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수권법의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비중 있는(significant) 규모’로 줄여야 한다.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앞으로 상당폭의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사회의 반응도 제재 쪽으로 돌아섰다. 유럽연합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아예 중단했고 일본 역시 단계적 감축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기업 차원의 자발적인 수입대체 노력을 통해 비율을 하향 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원유수입선을 돌릴 수 있도록 미국도 사우디 등에 증산을 요청하고 있다”며 “경제적 피해가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수입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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