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최원병 회장 “난감하네”

입력 2011-12-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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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사까지 했는데 신·경분리 유예검토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농협중앙회의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나누는 사업구조개편을 완수하겠다는 공약으로 재임에 성공했지만 정치권에서 농협 신·경분리를 유예시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농협은 지난 20일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의 골자는 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손해, 농업경제, 축산경제 등 사업구조개편으로 새로 신설될 법인에 간부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었다. 특히 농협은행에는 지역 영업본부장을 포함, 25명의 간부를 새로 선임해 가장 큰 규모의 인사가 실시됐다.

농협은 “이번 인사는 사업구조개편을 앞두고 신설법인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역량있는 주요인사 발굴 및 배치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의 반발로 일선 직원들에 대한 희망법인 사전조사 실시가 무산되자 우선 간부 직원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은 최근 직원들에게 사업구조개편 뒤 가고 싶은 법인이 어디냐는 조사를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노조가 “신·경분리를 전제하는 만큼 응할 수 없다”고 반대해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정부 출연 규모가 충분하지 못할 경우 경제부문이 희생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농협의 사업구조개편 작업은 내부에서도 힘겹게 한걸음씩 가고 있지만 외부는 더 큰 문제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야 원내대표는 농협 신경분리를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출연 규모가 당초 6조원에서 4조원으로 크게 축소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민주통합당은 최인기 의원이 발의한 농협법 발효를 2017년까지 늦추는 것을 당론으로 삼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연임 꼼수라는 비판에도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라고 지지를 호소해 당선됐다. 그러나 사업구조개편이 미뤄질 경우 재임 명분이 사라지는 만큼 농협 안팎의 비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장상환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주회사 방식의 신경분리는 농민이 아닌 신용사업을 구하기 위한 개혁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면 구조개편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 충분한 정부 지원이 이뤄질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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