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아침]연준은 유동성 공급을 암시했다

입력 2011-12-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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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분석>

FOMC 회의에 대한 실망감(?)과 유로존에 대한 여전한 불안감으로 장 초반 1% 이상 상승을 보이던 미국 지수는 결국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6.45포인트(0.55%) 내린 1만1954.94로, S&P500 지수는 10.74포인트(0.87%) 하락한 1225.73에, 나스닥 지수는 32.99포인트(1.26%) 내린 2579.27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시장을 도울 만한 내용을 발표하지 못했다. 미국 11월 소매판매지수는 0.2%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0.5%와 전문가 예상치인 0.6%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도 지난달 0.7%와 전문가 예상치인 0.4%보다 낮은 0.2% 상승에 그쳤다.

미국의 10월 기업재고 역시 호조는 아니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 10월 기업재고가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8%와 같은 수치며, 지난달 0% 보다는 증가한 것이다.

반면 스페인은 국채 발행에 무난하게 성공했다. 스페인은 이날 당초 목표치보다 훨씬 큰 규모인 49억4000만 유로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스페인이 원래 목표했던 건 42억5000만 유로였다.

이날 발표된 독일 12월 투자자신뢰지수는 또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해 -53.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55.2와 전문가 예상치인 -55.8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ESM(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의 기금을 현행 5000억 유로에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며 유로화를 급락시켰다.

하지만 오늘 미국 시장이 하락한 것은 그다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FOMC에 대한 실망감?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이번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기대감을 가졌단 의미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현재 미국 경기는 모든 지표에서 볼 수 있듯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기업들의 은행대출금액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경기의 회복여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대출금액을 증가시켰다는 것은 신용도가 회복되었으며 그만큼 거래를 활발히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 또한 경기의 회복으로 인해 대출해 줄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늘며 자본상황이 예전에 비해 안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적완화정책, 즉 유동성 공급이라는 것은 경기가 위축될 때 그것을 제한하고 다시 확장국면으로 돌리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하는 시그널이 눈에 뻔히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의 두려움과 자국 통화의 가치하락을 짊어지고 어느 누가 유동성을 공급하겠는가. 이는 차익매물을 내놓기 위한 투자자들의 단순한 핑계거리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FOMC회의를 마치고 연준은 다음과 같은 멘트를 남겼다.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 아울러 유럽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경제 앞날에 중대한 하강위험이 있다”

이가 의미하는 바의 핵심은 지금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경제 앞날에 중대한 하강위험이 있다라는 표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중대한 하강위험이 있다는것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멈추고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표현이다.

또한 연준은 “있다”라고 표현하였지 “있을 수도 있다”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그만큼 추후 경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유럽 리스크가 하루 아침에 매듭지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다시 한번 경기가 위축된다면 더블딥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더블딥은 미국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그 때에 이들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주식시장에서 그렇게 기다려오던 QE3(3차 양적완화정책)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의 투자자들은 너무 눈앞의 단면만 보기에 급급해 보인다. 또한 일부 언론매체들은 근거없는 자극적인 기사들을 내보내며 투자자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러한 때에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가장 필요하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멘트를 보면 그에 대한 암시를 하는 문구가 담겨져있다. FOMC의 결과에 실망했다는 이야기는 생각할수록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S&P를 주축으로 신용평가사들이 유로존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지속 경고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며 유로존은 지금보다 훨씬 큰 재정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놓고 본다면 제대로 된 합의안이 도출되는 데에는 시간이 꽤나 필요할 것이고, 그리스를 포함한 일부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상황임은 틀림없다. 이들의 문제는 증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고 이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 하여도 회복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너무 이쪽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시장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아닌가 싶다.

<국내시장 예측>

유로/달러가 전저점을 붕괴했다. 이렇다면 지지력을 확인하며 마음을 조리는것보다 차라리 1.28대까지의 하락을 염두에 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유로/달러는 당분간 강하게 반등한다 하여도 1.3250을 돌파하기 힘들것이다.

어제 모건스탠리에서는 한국의 주식시장을 시장평균 으로 하향조정하면 비중축소 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이 따진 가장 중요한 것은 밸류에이션 부담이었다.

세계 증시가 최근 하락한 것에 비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견조했고 이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부담된다(FULL)라고 명시했다. 현

재 한국 증시는 분명히 저평가돼 있다. 내년 EPS 추정치를 기준으로 1900선은 PER 8.6배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증시 PER의 기준점인 10배보다도 훨씬 낮고, 유럽과 일본 등에 비해서도 낮다. 현재 유럽은 최대의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으며 일본은 저점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며 하락 추세를 가파르게 타고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국가들보다도 PER이 낮은데 밸류에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그들만의 기준이 있겠지만 납득이 가진 않는다. 어찌됐건 대형주들에게 그리 편안한 보고서는 되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해물 정도로만 인식해도 될 것이다.

어제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에서 모두 큰 매도 물량을 내놓았다. 옵션시장에서도 콜옵션 매도와 풋옵션 매수 전략을 구사했다. 수급으로만 따지고 보면 완전한 하방 베팅이다. 오늘 추가적인 조정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오려면 외국인의 선물이 들어와야 한다. 이 점과 연기금을 주축으로 한 기관의 매수세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투자전략

1840P ~ 1860P 사이에서는 여전히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이 아니라면 1월 초에라도 박스권 상단 돌파 시도는 분명히 한번쯤 나올 것이다. 박스권의 상단은 1960P ~ 1970P 이다.

또한 지수가 현재와 같이 지지부진하게 움직일 때에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로 대응하는것이 좋다. 수급좋은 대형주의 비중을 축소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남아있는 현금은 중소형주에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해도 얼마든지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연말과 연초 시장에서 수익률을 시장 이상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는 투신과 연기금이 매수하고 있는 종목 내에서만 거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관의 연말 윈도우 드레싱 효과에 동참한다면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김준혁 증권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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