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모레퍼시픽의 굴욕

입력 2011-12-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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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연말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는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내년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축제 분위기다.

이에 반해 창립 66주년을 맞이하며 ‘2012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창업주 2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고민에 휩싸였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며 충격을 준 가운데 4분기에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안팎에서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술렁이고 있다. 시장 전망은 더 암울하다. 사업전략의 전면 수정이 없다면 내년 하반기까지도 실적악화는 불가피하다. 더욱이 맹추격하는 2위 기업 LG생건에게 왕좌의 자리를 내줘야하는 쓰디쓴 패배도 맛볼 수 있다는 경고가 봇물을 이룬다.

서 사장은 사업전략을 수정해야하는 위기에 놓였다. 우선 브랜드숍이다. 3년전 론칭한 아리따움은 매출액이 둔화되면서 자사제품으로만 구성하겠다는 초기 MD전략을 철회하고 수입 화장품을 들여오고 다시 철수하는 등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MD전략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답변만 늘어놓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도 길을 헤매고 있다.

지난 2002년 론칭한 글로벌 브랜드 아모레퍼시픽(AP)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국내 주요 백화점 화장품 매출에서는 입점 브랜드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있으나 마나한 AP를 철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AP에 대한 서 사장의 집착은 강하다.

글로벌화를 위해 사명과 같은 브랜드 AP를 접을 경우 스스로 실패를 인정해야하기 때문이다. 갈길이 바쁘다. 쓰디쓴 패배를 인정하면 흐믓한 승리를 또 다시 맛볼 수 있다. 지금 아모레에게 필요한 것은 1위 기업의 자만이 아니다. 절치부심해서 위기를 타파할 사업전략을 강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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