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화이트 분실했는데 블랙을? 스마트폰 보험 소비자는 '봉'

대리점 재고사정 따라 보상폰 자의적으로 제공

▲휴대폰보험은 최신 스마트폰에 더 유리하게 적용된다. 비교적 신형 아이폰4 화이트 보험가입자는 구형 아이폰4 블랙으로 보상받을 수 있지만 그 반대 경우는 어렵다.

#직장인 박민형(34)씨는 최근 휴대폰을 분실하고 휴대폰 보험으로 새 단말기를 받는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박씨가 잃어버린 휴대폰은 아이폰4 화이트지만 보상기변 전문대리점에서는 당장 재고가 없으니 동일한 검은색 제품(아이폰4 블랙)으로 구매할 것을 강요했다. 박씨는 재고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버텼고 결국 일주일 만에 새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휴대폰 보험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고가의 휴대폰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서비스 만족도는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규 스마트폰의 출시주기가 불과 한두달로 좁혀지면서 보상기변의 동종기종 조항을 일부 대리점들이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박씨의 사례처럼 실제 대리점에서는 아이폰4 화이트를 분실한 경우 블랙으로 기기를 변경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휴대폰 보험약관에서 회사 재고사정에 따라 임의적으로 색상을 바꿔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아이폰4 블랙을 분실한 사람이 화이트로 기기변경하는 것은 어렵다. 이유는 아이폰4 화이트가 블랙보다 나중에 나온 신제품이기 때문이다.

즉, 대리점에서 아이폰4S 출시후 상대적으로 재고관리가 어려운 구형(아이폰4 블랙)을 판매하기 위해 보험약관의 선택조항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은 “재고가 없기 때문에 언제 들어올 지 장담할 수 없다”는 대리점의 상술에 속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일부 대리점에서는 “아이폰4 화이트는 단종됐기 때문에 블랙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거짓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방통위는 지난 8월부터 이통3사에 휴대폰보험 가입시 보상기준과 절차 등 중요한 내용을 담은 ‘휴대폰 보험 주요 내용설명서’를 제공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박 씨는“휴대폰보험 보상기준과 약관에 대해 대리점과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제각기 다른 답변을 내놔 혼란스러웠다”면서“용어가 어렵고 절차가 복잡해 소비자가 제대로된 보상을 받으려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