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쳐]'기업시민 정신' 회사가 끌고 직원이 밀고

입력 2011-11-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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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의 특별한 '나눔 바이러스'

▲회장님도...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1111 모두 하나 데이 캠페인’ 행사에서 다문화가정 여성과 함께 김치를 담그고 있다.
지난 11일,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손에 살구색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다. 고무장갑은 금세 빨갛게 물들었다. 우리나라로 이주 온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함께 김치를 담갔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일년 동안 다들 고생이 많았다”며 “오늘의 나눔을 시작으로 ‘하나’라는 가치로 진정한 통합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담근 김치는 전국 1만1111개 소외계층에게 전달됐다.

사실 기업의 일회성 사회 공헌활동을 흘기며 지나치는 이들에게는 이날의 행사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연말이 되면 으례 하는 행사겠지”, “보여 주기 식 아니겠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기업의 존재이유가 이윤 추구인 이상 다른 활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도 사회구성원의 하나인 ‘기업시민가’= 하나금융은 이 같은 인식을 깨고 싶어한다. 기업의 가치는 이윤을 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하나라는 ‘기업 시민가’ 정신이 하나금융이 추구하는 어젠다이다.

물론 실천이 없으면 이말도 공염불에 그친다. 실례를 든다면 생각은 바뀐다. 하나금융은 지난 2006년 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을 사회적으로 처음 시작했다. 다문화 가정을 포함한 주한 외국인들이 100만명이 넘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서 착안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문화와 언어를 교육하고 책도 전달하는 등의 일이었다. 처음에는 대한항공을 끌어들여 시작했다. 이후에는 LG와도 함께 했다. 이들 기업은 현재는 제각기 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7년 경에는 보건복지부에서 하나금융에 전화를 걸어 “다문화 가정 지원을 체계적으로 하기위해선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이슈를 발굴해 사회의 관심을 끌게 하고 나아가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는 전파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6월29일 시민단체인‘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간인 하나다문화센터 ‘다린’을 하나은행 서울 성북동 삼선교지점 3층에 개점하기도 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이제는 다문화에 대한 편협한 시각과 인식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우리사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넓혀갈 수 있는 시각과 접근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장님도...김정태 하나은행장(오른쪽)이 지난 7월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이자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나눔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복지단체에도 기업 역할 확대 필요= 지난 24일에 눈길이 가는 통계가 나왔다. 기부, 봉사활동 등 나눔에 대한 것이었다. 통계청은 전국 13세 이상 3만8000명을 대상으로 1년간(2010년 7월15일~2011년 7월14일) 자원봉사를 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 참가 경험자는 19.8%에 그쳤다. 10명 중 2명만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이다. 전년도에 비해서는 0.5%포인트 늘어나며 정체를 보였다.

지난 1년간 기부를 했다는 응답자는 36.4%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32.3%에 비해서는 2.5%포인트 늘었지만 나눔의 문화가 보편화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했다. 우리 사회에 최근 나눔문화가 화제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먼 것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임정순씨는 “봉사활동을 자발적인 참여자에만 의지하면 채우지 못하거나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재정적 지원 등을 마련하면서 사회복지단체와 함께 참여하면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복지단체, 그리고 시민의 유기적 연관 관계가 촘촘이 연결될 때 봉사활동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안영도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는 저서 <전략적 사회책임 경영>에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기업이 지출하는 비용은 결국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투자이다”고 기술했다. 안 교수는 기업의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과 환경적 책임의 개념을 더해 사회책임이라는 말로 통칭했다.

하나금융도 사내적으로 기업시민가 정신을 북돋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사회복지시설, 아동센터 등에서 매주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60%가 한번 이상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또 ‘임직원 매칭 그랜트(Grant)’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직원들이 기부를 하면은 회사에서 똑같은 금액을 추가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100만원을 기부했다면 회사에서 100만원을 추가로 얹어 총 기부금액은 200만원이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나눔이라는 문화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에 앞서서 사내적으로 이 같은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첫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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